금융팀 =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속에 기축년 새해를 맞아 은행장들은 2일 방어적인 체제를 갖추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한 해를 보내자고 강조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일 "올해 목표는 위기극복을 위한 체질 강화를 통해 뼈를 깎는 아픔을 이겨내고 금융위기의 거센 풍랑이 지났을 때 당당한 승자로 우뚝 서자는 데 있다"며 "올해는 무엇보다 현장의 위험 신호가 정확하게 분석돼 그룹 내부에 전파될 수 있도록 현장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회현동 본점 로비에서 임직원들에게 기축년 소띠 해를 상징하는 `황금뿔소' 저금통을 직원들에게 나눠준 뒤 "내실경영에 주력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과 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리는 행복 파트너가 되자"고 당부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금융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순이자마진 개선과 비이자부문의 수익창출에 주력하면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금 조달과 운영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상훈 신한은행장 역시 "올해는 각 경제 주체들이 위기 극복과 생존을 고민하는 한 해가 될 것이므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특히 대다수 기업들이 매출 부진과 자금난을 호소할 것이며, 한계 기업들의 도산으로 은행의 건전성과 자본 적정성도 큰 폭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본점 조직을 슬림화하는 한편 기능 강화가 필요한 부문은 인력과 프로세스를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올해는 은행 간 치열한 경쟁 속에 건전성과 수익성을 지키면서도 중소기업 대출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위기의 한 해가 최고의 은행으로 가는 족적을 남기는 해로 기록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반면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며 다소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내놨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는 금융환경이 매우 어려워 금융회사들이 합병 등을 통해 생존 가능성을 담보하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며 "보다 주도적이고 선제적으로 M&A(인수합병)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위기극복 이후 도약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한편 해외 진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장들은 또 국내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량한 기업들의 지원 및 구조조정에도 적극 나설 것임을 밝혔다.

국책 은행들 역시 위기 극복을 위해 어려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성장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하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강정원 행장은 "이번에 신설된 기업금융개선부를 통해 회생가치가 높은 기업들의 프리워크 아웃과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에 대한 워크아웃, 회생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윤용로 행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도유망한 기업들을 찾아내 지분투자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등을 통한 자본 참여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밝혔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위기에 취약한 중소기업 지원과 함께 녹색성장인프라 지원 등 성장 기반 확충에 적극 나섬으로써 국내 경제의 조기 정상화를 견인하고 산업과 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촉매역할에 앞장 서자"고 강조했다.

진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은 "기업들의 해외자원 개발, 해외투자사업에 대한 지원과 신흥시장 진출 지원을 확대하고 녹색성장산업이 신수출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신속한 지원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