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와 유동성 지원에 힘입어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시 공포심리를 나타내는 증시 변동성지수(VIX)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1일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5년 만기 AA등급 미국 회사채 금리는 지난달 말 현재 연 4.06%로 한 달 전의 6.22%에 비해 2.16%포인트 떨어졌다. 만기와 등급(A등급 이상)이 다른 회사채 금리도 0.3~2.9%포인트씩 떨어졌다. 지난달 초만 해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 국채 금리가 급락해도 회사채 금리는 고공행진을 펼쳤으나 이제 회사채 금리도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차도 좁아졌다. 2년 만기 AA등급 회사채와 2년 만기 미 국채 간 금리차는 지난해 11월 말 4.37%포인트에서 12월 말 2.85%포인트로 줄었다. 다만 금리차가 1%대 중반에 머물던 지난해 초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17일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로 낮추고 경제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한 이후 회사채 금리가 꺾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미 증시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지수도 지난달 31일 40으로 급락했다. 10월 말과 11월 말 80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VIX지수가 떨어진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완화됐음을 의미한다. VIX지수는 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S&P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로,주가지수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VIX는 통상 20 아래로 내려갔을 때 정상적인 상황으로 간주한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영향으로 모기지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모기지은행가협회(MBA)가 발표하는 모기지 신청지수는 지난주 1245.7을 기록,2003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기존 모기지 조건을 재조정하는 리파이낸싱은 감소한 반면 신규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이 증가한 게 특징이다. 30년물 모기지 금리가 지난달 31일 37년 만에 최저 수준인 연 5.1%까지 떨어진 덕분이다.

박성완 기자/뉴욕=이익원 특파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