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마이너스..하반기 플러스

새해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 부진이 심화되고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이 현저히 줄면서 연간 성장률이 1%대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상반기에는 소비, 투자, 수출입, 신규 취업자 등 핵심 실물 지표들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던 환율, 주가 등 금융 지표들은 다소 안정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 상반기 실물경제 `마이너스' 우려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은 내년도 성장률 전망을 1%대 후반까지 낮췄다.

상반기에 0%대 성장률을 보이다 하반기 3%대 초반으로 소폭 높아지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상반기 성장률로 한국은행은 0.6%, LG경제연구원은 0.3%, 금융연구원은 0.2%를 각각 제시했다.

경기 부양책으로 내수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순수출(수출-수입)이 `플러스'를 유지함에 따라 아슬아슬하게 0%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연평균으로는 플러스 성장을 할지 모르지만 어쩌면 우리도 내년(2009년) 1분기,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될지도 모를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민간소비나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 지표들은 상반기에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 설비투자는 최저 -11.2%, 민간소비는 -0.5% 안팎 감소세를 보이다 하반기에 모두 1%대로 증가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관 기준 수출증가율은 연간으로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한국은행은 내년 수출이 상반기에 10.7%, 연간으로 6.1% 각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와 수출, 어느 곳에서도 돌파구를 찾을 수 없게 됨에 따라 극심한 `고용 빙하기'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에서 성장률 2%를 고용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연간 취업자 수 증가규모로 금융연구원은 2만 명, 한국은행은 4만 명을 제시했고 LG경제연구원은 4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상 고용 성장이 `제로'라는 의미다.

취업자 증가규모는 2005년과 2006년 모두 30만 명, 2007년 28만 명에서 지난해 14~ 15만 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 금융시장..조심스러운 낙관론
연구기관들은 글로벌 신용경색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 금융시장이 안정된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주식, 채권 등에서 외국자본의 이탈이 잦아들면서 환율과 증시의 변동성이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환율은 대략 1,100~ 1,200원 범위에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500원대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낮지만, 지난해 종가(1,259.5원) 대비로는 조금 낮은 수준이다.

반기별로는 상반기에 1,200원 안팎을 유지하다 하반기에 1,100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증시 전망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상당수 증권사가 코스피지수 1,500대를 최고치로 제시하는 등 낙관적인 예측을 하고 있다.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장세' 예측으로 지난해 종가(1,124.47)보다 300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것이다.

한화증권은 코스피지수 최고치로 1,580을 제시해 가장 높은 지수대를 전망했고, 동양종금증권이 1,550, 삼성증권이 1,540, 대우.대신.하나대투증권이 각각 1,500을 최고치로 전망했다.

반면 건설업체 연쇄 부도와 은행 부실이 심각해지면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하나대투, HMC, SK, 메리츠증권 등은 내년에 각국 경기부양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국내 구조조정이 더디게 진행될 경우 코스피지수가 750~800선 근처까지 내려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기준금리는 현재 3%에서 2%로 최대 1.0%포인트 추가로 인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연간 국고채 수익률(3년 만기)은 지난해 5.3%에서 올해 3%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시중금리가 하향 안정될 것으로 연구기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신용위험이 있는 회사채 수익률(3년 만기, AA-)은 지난해와 비슷한 7.0% 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