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2008년 한 해 동안 그룹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거뒀다.

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난해 수출액은 39조 원에 가까운 38조7천여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07년 SK그룹 수출액이 27조9천996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3.3%라는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
SK그룹의 수출액은 2005년 19조905억원, 2006년 20조7천248억원, 2007년 26조9천996억원에 이어 지난해 38조7천여억원 등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초 사내 방송을 통해 "이제는 글로벌 전쟁에서 전리품을 얻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그룹 차원에서 수출확대에 힘쓴 덕분으로 풀이된다.

주력기업인 SK에너지가 SK그룹의 수출을 주도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이 21조1천421억 원을 돌파해 국내 단일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수출 20조 원 클럽'에 가입했다.

내수기업이라는 기존 이미지와 달리 SK에너지는 이미 수출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2007년에 전체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이 50%를 넘겨 명실상부한 수출기업으로 자리를 잡은 데 이어 2008년에는 수출 비중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에너지가 수출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최 회장의 글로벌 성장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가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SK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장치산업인 정유산업에서 규모의 경제의 필요성에 맞춰 지난 2005년 1월 인천정유를 전격 인수, 국내 최초로 `다지역 정제(Multi Refinery)'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울산공장에 `제3고도화 시설(FCC)'을 준공해 글로벌 기업의 기반을 다졌다.

SK에너지와 함께 SK그룹의 양 날개를 이루는 SK텔레콤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 C&C, SK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 총 10억 달러 규모의 미래첨단도시 `유시티(U-City)를 건설하는 `국제 디지털 창의 및 산업디자인 프로젝트(BCC)'에 참여했고, 중국 심천시와는 신기술 시범도시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네트웍스 역시 SK그룹 수출증대에 큰 몫을 했다.

수출 첨병이라는 종합상사로서의 구실을 톡톡히 한 것.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중국 화베이(華北)지역에 있는 중국 5대 동(銅) 복합기업인 북방동업의 지분 45%를 인수하면서 최대 50년 동안 채광을 할 수 있는 매장량 150만t의 동을 확보, 글로벌 자원기업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권오용 SK㈜ 브랜드관리부문장은 "지난해는 SK그룹 각 관계사가 글로벌 전리품을 수확하는 등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면서 "올해는 지속적인 수출확대를 통해 국민경제에 이바지하는 등 질적인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