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안정으로 한숨 돌렸지만 항공사들엔 힘겨운 한 해가 예상된다.

고유가 등으로 힘든 작년 한 해를 보냈던 아시아지역 항공사들이 올해도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개인과 기업들이 여행을 줄이면서 항공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악재다.

◆전 세계 항공업체 구조조정 불가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항공업계의 올해 매출이 50년 만에 최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세계 승객 수송의 3분의 1,화물 수송의 45%를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항공사들의 손실이 올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IATA는 올해 이 지역 항공사들의 손실이 당초 예상치인 5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1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이미 홍콩의 캐세이패시픽은 지난해 상반기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반기 적자를 냈다. 토니 타일러 캐세이패시픽 최고경영자(CEO)는 "아주 불확실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새해는 분명히 우울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원화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작년 3분기에 적자를 기록,2007년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싱가포르항공도 작년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36% 급감하고 새해 항공권 예약이 부진하다고 밝혔다.

일본 항공사들은 최근 엔화 강세와 일본인의 해외관광 증가로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했지만 ANA(전일본공수)는 여전히 올해 순익 예상을 지난해의 3분의 1로 내려잡고 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작년 세전 이익 전망을 전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했다. 중국 국영 항공사들은 작년 1~10월 손실이 42억위안(약 6억1500만달러)으로 불어난 상태다.

중국동방항공과 중국남방항공은 정부로부터 30억위안(60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합병 압력을 받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생존전략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시행으로 특수가 예상되는 미주노선 항공편을 대폭 늘렸다. 인천~LA노선은 주 11회에서 14회로,인천~시애틀은 주 3회에서 4회로,인천~샌프란시스코도 주 4회에서 5회로 늘렸다. 인천~뉴욕 노선도 증편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항공협정으로 취항이 자유로워진 캐나다 밴쿠버 취항도 고려하고 있다. 미주지역의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유나이티드 항공,유에스 항공,에어캐나다)들과 미국 및 캐나다 국내선의 공동 운항편을 늘려 네트워크 강화에도 나섰다.

한국~일본 노선은 엔화 강세로 늘어난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현지시장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홍콩,싱가포르 등 평일이나 성수기에 승객이 집중되는 노선은 신형 항공기를 투입하고 공급도 늘리기로 했다. 항공업 특성상 환율,유가의 변동성에 노출된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차세대 항공기 도입 등 미래를 대비한 전략도 병행한다.

올해 16개의 항공기 업그레이드를 위해 7000만달러를 투자한다. 대한항공도 미주노선을 확대하고 비수익 노선에 대한 상시구조조정을 실시한다. 통화별 판매목표 관리를 강화하는 등 해외지역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