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상.국방 협력 강화..내년 첫 브릭스 정상회의 개최

브라질과 러시아가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 단계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다고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리우 데 자네이루 시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경제통상, 국방, 우주과학, 항공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현재 73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양국 간 통상 규모를 수 년 안에 100억달러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노력한다는데도 합의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양국이 올해 수교 180년을 맞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와 브라질의 관계는 향후 2~3년 안에 지난 180년 간 이룬 것보다 훨씬 더 발전할 것"이라면서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브라질 외무부도 "양국의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분야의 협력 협정이 체결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상이 브라질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4년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현 총리)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브라질 정상의 러시아 방문은 옛 소련 시절인 1988년 조제 사르네이 전 대통령, 2002년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조 전 대통령, 2006년과 2006년 룰라 대통령 등 모두 네 차례 이루어졌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개도국의 리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공조를 확대한다는데도 견해를 같이했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내년 중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국제금융위기와 세계경제 침체에 대한 대응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첫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룰라 대통령은 "세계경제 위기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 국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브릭스의 경제력은 위기를 거치면서 더욱 강해질 것"이라면서 브릭스 정상회의 개최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브릭스 국가들이 세계경제 성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브릭스 국가들은 선진국에서 시작된 세계경제의 위기가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창출, 소득분배 확대 노력을 해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릭스 4개국은 최근 상파울루 시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도 별도로 회동을 갖고 금융위기를 비롯한 국제 현안에 대해 공조를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두 정상은 또 금융위기 이후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자제하고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더(DDA) 협상의 타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를 통한 유엔개혁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정상회의에서 브라질은 군사기술 이전을 전제로 러시아제 군용헬기와 Mi-35M 전투기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브라질에 이어 러시아제 군사무기의 주요 수입국인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갖고 카리브해에서 벌어지는 양국 해군의 합동훈련을 참관할 예정이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쿠바를 방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회동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