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첫 브릭스 정상회의 러시아 개최 합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26일 국제금융위기를 계기로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경제력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리우 데 자네이루 시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가진 뒤 "현재의 세계경제 위기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 국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브릭스 국가들의 경제력은 위기를 거치면서 더 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릭스 국가들이 세계경제 성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브릭스 국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세계경제의 위기가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창출, 소득분배 확대 노력을 해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룰라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내년 중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브릭스 4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데 합의했다.

두 정상은 성명을 통해 "양국은 세계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의 하나로 브릭스 정상회의 개최가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첫 정상회의가 러시아에서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 4개국은 최근 상파울루 시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도 별도로 회동을 갖고 금융위기를 비롯한 국제 현안에 대해 공조를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정상회의에서는 지난 9월 말 현재 6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양국간 통산 규모를 수년 안에 100억달러 수준으로 늘리는 것을 포함한 경제통상.우주항공.과학기술.에너지 등 분야의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두 정상은 또 금융위기 이후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자제하고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더(DDA) 협상의 타결을 위해 협력한다는데도 입장을 함께 했다.

이와 함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를 통한 유엔개혁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확인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브라질에 이어 러시아제 군사무기의 주요 수입국인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갖고 카리브해에서 벌어지는 양국 해군의 합동훈련을 참관할 예정이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쿠바를 방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회동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