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한때 16개월來 최저 기록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감축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각국 경제의 동반침체 전망이 확산되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16개월여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유가가 급락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3.69달러(5.4%) 떨어진 배럴당 64.15달러에 마감됐다.

장중에는 배럴당 62.65달러까지 떨어지며 작년 5월31일 이후 16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로써 WTI는 지난 주말 종가 대비 11.1%가 떨어졌으며, 지난 7월11일 배럴당 147.27달러의 사상 최고치에서 3개월여 만에 56%나 폭락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3.84달러(5.8%) 떨어진 배럴당 62.08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61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해 작년 3월 이후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유가는 금융시장의 혼란이 진정되지 않는데다 전 세계 경기가 침체로 빠져들면서 석유 수요가 되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급락세를 보였다.

실물경제 부문에서 금융위기의 타격이 본격화하면서 석유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OPEC이 감산을 결정했지만 추가 유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OPEC 회원국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가급락 대책을 논의하는 긴급회담을 열어 내달 1일부터 하루 15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고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리 알-누마이미 석유장관이 밝혔다.

DTN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데린 뉴스컴은 "전 세계 수요가 의문시되는 상황이므로 시장은 공급 문제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까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매쿼리퓨처스의 나우먼 바라캐트 부사장은 바닥 없는 나락으로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유가가 곧 배럴당 50달러 선으로 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OPEC이 더 큰 폭의 감산을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12월 인도분 금값은 그동안 급락에 대한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보다 15.60달러(2.2%) 오른 온스당 730.30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금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681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작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2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한때 파운드당 1.656달러까지 떨어져 2005년 9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가 낙폭을 줄이면서 결국 전날보다 6.5% 하락한 파운드당 1.6865달러로 마감됐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