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투매..코스피지수 연중 최저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고 주식가격은 급락하는 '패닉'장세가 다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각국의 노력에 맞춰 우리 정부도 은행의 해외차입에 대한 지급보증, 건설경기 종합대책 등 대형 조치들을 잇따라 내놨으나 시장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2.9원 급등한 1,3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39.90원 오른 1,36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수세가 폭주하면서 곧바로 1,400.00원으로 치솟았다가 차익성 매물에 힘입어 상승폭이 낮아졌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국내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1.51포인트(5.14%) 내린 1,134.59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미국 기술주 업체들의 실적 악화에 따라 뉴욕증시가 2∼4% 급락했다는 소식에 4.02포인트(0.34%) 내린 1,192.08로 출발한 뒤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급기야 장중 한 때 1,1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은 6일째 `팔자'에 나서 3천62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선물가격의 급락으로 5분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44포인트(4.40%) 급락한 335.53으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4년 8월 9일 333.90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지수는 미국 뉴욕증시가 하락했다는 소식에 1.74포인트(0.50%) 내린 349.23으로 출발해 실물경제 침체 우려 등 여러 악재가 부각되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631.56포인트(6.79%) 폭락한 8,674.69에 마감했다.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도 전날보다 80.13포인트(1.62%) 하락한 4,862.59를 기록했다.

중국의 상해종합지수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2시8분 현재 2.48% 하락하는 등 인도네시아.태국.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의 증시들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위기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각국의 공동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21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열린 강연에서 "세계 금융위기가 장기적인 인류 위기로 전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은 대담하고 결속력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뉴욕의 미-중관계위원회 회동 연설문에서 "각국 정부가 절박한 신용 확대와 금융기구 보강을 위해 개별적인 조치는 물론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계속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주요국가들이 모여 재정투자를 과감하게 하고 세계경제를 살리자는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되면 내년 4분기쯤 회복세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