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우조선 인수전 불참 고려… C&중공업은 포항2공장 매각 불발

국내외 금융위기로 현금 중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인수합병이 무산되거나 갈수록 메리트가 떨어지고, 기업공개도 줄줄이 연기되고 있는 것이다.

1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전에 참여하려던 애초 계획에서 한발 물러서 불참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현금을 보유하고 있거나 이미 가격이 많이 내려간 다른 기업의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이달 하순부터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진행될 하이닉스[000660]는 아직도 인수 희망기업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C&중공업[008400]은 철강사업부문(포항2공장)을 현진스틸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계약이 해지됐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주식매수청구권(영업양수도 등에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을 회사에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금액이 계약금액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전망조차 불투명하게 바라보는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보유하는 쪽보다 회사 측의 주식매수청구 가격에 팔겠다는 쪽을 선택했다.

C&중공업은 증시가 좋아지면 다시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자들의 현금 선호 현상은 기업공개시장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예상했던 공모가에서 한참을 낮춰야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이자 상장을 보류하거나 철회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진로, 롯데건설, 대우캐피탈, 포스코건설 등 4개사는 상장신청을 보류했다.

또 한솔교육, SKC&C, 중국 연합과기, 약진통상 등은 공모를 철회하거나 상장철회를 증권선물거래소에 신청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미국의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달러화 유동성이 숨통을 트여야 현금으로 과도하게 쏠렸던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