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TV생산 일원화 … 삼성전자는 판매.마케팅 담당

삼성SDI가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 TV를 직접 생산한다. 삼성SDI는 PDP 패널에서 PDP TV까지 일괄 생산하는 사업구조를 갖춤으로써 향후 큰 폭의 원가절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삼성SDI에서 PDP 패널을 받아 TV를 생산해오던 삼성전자는 TV 마케팅에 주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25일 "지난달부터 멕시코 공장에서 PDP TV 생산에 들어갔다"며 "천안공장과 헝가리 공장에서도 PDP TV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SDI가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PDP TV는 42인치 제품 기준 월 9만대 수준이다. 다음달 초 멕시코 공장에 TV 생산라인 1개를 추가하게 되면 생산량은 월 16만5000대로 늘어난다. 삼성SDI는 PDP패널에서 TV까지 생산 일원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터 연간 약 350만대에 달하는 PDP TV를 내놓을 계획이다.

◆양사 어떤 이점 있나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지난달 초 적자를 면치 못하는 PDP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PDP 사업을 통합경영키로 했다. 경쟁사인 일본의 파나소닉과 LG전자가 패널과 TV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는 반면 삼성은 패널사업과 TV 사업이 나뉘어져 중복된 투자가 많았다.

이번 사업 통합으로 양사는 상호 원가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삼성SDI가 PDP패널을 생산해 이를 별도로 포장한 뒤 삼성전자 TV생산 라인에 보내야 한다. 하지만 삼성SDI가 모든 과정을 전담하게 되면서 포장비와 물류비용을 크게 줄였다. 삼성전자 역시 PDP TV 생산라인을 LCD TV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어 TV사업 전략을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삼성SDI, PDP TV 직접 만든다
◆통합경영 어떻게 하나

삼성전자가 소비자 조사 등을 통해 PDP TV 제품을 기획하면 삼성SDI는 해당 모델의 개발을 맡는다. PDP 패널 생산에 이어 TV까지 삼성SDI가 완성하면 삼성전자는 이를 받아 판매와 마케팅,고객관리 서비스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인력도 재배치했다. 삼성SDI는 통합경영안에 따라 PDP사업부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500여명을 2차전지 사업부와 삼성전자 PDP 사업부로 발령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사간 통합경영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PDP TV 신제품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삼성전자와 삼성SDI도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PDP TV 1위 노린다

삼성전자는 이번 통합경영으로 LCD TV시장 세계 1위에 이어 PDP TV 시장에서도 선두자리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PDP TV시장 점유율은 21.1%로 파나소닉(32.9%)에 크게 뒤쳐져 있다. 여기에 LG전자(17.4%)와 중국계 미국업체인 비지오(7.1%)가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소현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번 통합경영으로 삼성전자가 PDP TV 물량확대에 나서는 등 파나소닉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