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제공하는 각종 금융 서비스를 잘 활용하는 것은 고금리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재테크 요령이다. 주거래 은행의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예금이나 대출을 할 때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비롯한 각종 금융 수수료가 면제된다. 대출 금리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보다 카드론을 쓰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예금ㆍ대출 우대금리 혜택

이왕 쓰는 카드 주는 건 다 챙겨야죠
국민은행은 금융 혜택을 강화한 'KB Fn세이브 카드'를 지난 4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 카드의 회원은 국민은행에서 신용 및 담보대출을 받을 때 연 0.3%포인트의 금리 할인 혜택을 받는다. 또 금리를 재산정할 때는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최고 연 0.3%포인트까지 금리가 추가로 할인된다. 다만 집단 주택자금대출과 KB스타 모기지론Ⅲ에 대해서는 금리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용 실적이 많은 우량 고객에게는 금융포인트 적립 혜택도 주어진다. 현금서비스를 제외한 월간 이용액이 100만원 이상인 고객은 100만원을 초과하는 이용금액의 1%와 통신 주유 대형마트 등 3개 업종 이용액의 3%를 금융포인트로 적립받는다. 고객은 이렇게 쌓인 포인트로 대출이자를 갚거나 휴대폰 요금을 내는 데 쓸 수 있다. 포인트가 1만점 이상일 경우에는 국민은행에서 가입한 펀드 상품에 1만원 단위로 집어넣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우리V카드' 고객에게 0.1%포인트의 예ㆍ적금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상이 되는 예ㆍ적금은 오렌지정기예금 레포츠정기예금 레포츠정기적금 등이다. 또 일부 대출상품에 대해서는 연간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해 준다. 전월 국내 이용액이 30만원 이상이면 현금서비스 취급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가 전액 면제된다.

하나은행은 카드 회원이 하나여우예금과 하나여우적금에 가입할 때 우대금리를 준다. 최근 3개월간 30만원 이상 사용한 고객은 일반 고객보다 연 0.1%포인트 높은 금리에 하나여우예금을 들 수 있다. 3개월 사용실적이 100만원 이상이면 우대금리 혜택도 0.2%포인트로 늘어난다. 하나여우적금의 경우 월간 카드 결제금액이 적금 불입액 이상이면 연 0.3%포인트,적금 불입액의 2배 이상이면 연 0.6%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기업은행은 '나의 알파카드'회원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최고 0.2%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신한카드는 'F1 오렌지 카드'고객에게 예금 및 대출 금리 우대 서비스와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은행 금리로 카드론 이용

이왕 쓰는 카드 주는 건 다 챙겨야죠
급전이 필요할 때는 카드론이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가 유용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9%를 넘나들 만큼 시중은행의 금리가 많이 오른 반면 신용카드사들은 아직 카드론 금리와 현금서비스 취급 수수료를 올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고 상환 방식과 기간을 비교적 융통성 있게 정할 수 있다는 것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장점이다.

현대카드 'F'는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연 11.9%의 단일 금리를 적용하는 현금서비스 특화카드다. 전달 신용판매(일시불+할부) 이용액이 50만원 이상인 고객은 연 7.9%의 금리에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용판매 이용액의 0.5%는 다음 달에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고 연회비는 국내 전용이 1만원,국내외 겸용이 1만5000원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연 7.9%는 은행 대출 금리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며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F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카드의 마이너스론은 별도의 취급 수수료 없이 최저 연 9.9%의 금리가 적용된다. 삼성카드 홈페이지나 콜센터,ARS를 통해 신청할 수 있고 1년 이내 범위에서 입출금 기간과 방법을 정하면 된다. 회사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에게는 시중은행과 비슷한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적은 액수의 단기 자금이 필요할 때는 카드사의 대출 상품을 이용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민은행은 'KB스타카드'로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후 5영업일 이내에 전액 상환하면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프리 5day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