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 약세와 폴란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둘러싼 미-러시아간 긴장고조 등으로 인해 21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급등해 배럴당 12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X)의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5.62달러(4.9%) 오른 배럴당 121.18달러로 마감됐다.

WTI는 이날 오전부터 급등세로 출발해 장중 한때 6.48달러가 오른 배럴당 122.04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120.33달러로 거래돼 전날보다 5.97달러(5.2%)가 급등하면서 12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날 유가는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고조로 인해 국제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상승했다.

미국은 지난달 8일 체코와 레이더 기지 설치에 합의한 데 이어 20일 폴란드와 요격미사일 10기를 폴란드에 배치하는 내용의 미사일방어(MD) 기지협정에 서명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이 협정이 군비 경쟁을 초래해 유럽대륙의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됐다.

더구나 러시아는 그루지야와의 정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서방의 즉각적인 철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긴장 고조로 인해 해당 지역의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세계 2위의 원유생산국이며 카스피해는 전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 중 하나다.

머니앤마켓츠닷컴의 자원담당 애널리스트인 션 브로드릭은 "러시아는 그루지야의 주요 석유수출항의 입구를 봉쇄했으며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을 통제할 수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이날 유로는 1.487달러에 거래돼 달러화 가치가 0.8%나 하락하면서 지난 14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낙폭은 지난달 11일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12월 인도분 금도 온스당 21.90달러(2.7%) 오른 838.20달러로 거래됐다.

뉴욕소재 MF글로벌의 존 킬더프 리스크매니지먼트 담당 부사장은 "(최근)달러화 가치의 상승세는 신뢰하기에는 너무 급격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