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소규모 업체들이 폐업.도산하면서 자영업자 수가 5년 만의 최저치까지 감소했다. 2003년 '카드대란'으로 자영업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쳤을 때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통계청은 상반기 말 기준 자영업자 수가 594만5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말에 비해 7만3000명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자영업자 수가 60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카드사태로 내수경기 침체가 극에 달했던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 기준 자영업자 수는 2002년 614만7000명에서 2003년 594만4000명으로 급감한 뒤 2004년 606만9000명,2005년 611만6000명으로 늘어나다가 2006년 610만5000명,2007년 601만7000명,2008년 594만5000명 등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자영업자 감소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종업원을 두고 있는 '고용주'는 작년 상반기 155만9000명에서 올해 상반기 153만9000명으로 2만명가량 줄었다. 종업원 없이 가족끼리 사업하는 '자영자'도 같은 기간 445만9000명에서 440만7000명으로 5만2000명 감소했다. 무급 가족종사자(136만5000명)도 1년 만에 3만6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살아 남은 자영업자들 역시 벌이가 시원찮은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가계수지동향을 보면 자영업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근로자 외 가구'의 1분기 소득증가율은 4%로 전국가구(5%)보다 낮았다. 특히 봉급생활자가 주류인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증가율(6%)과는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월소득은 278만원으로 도시근로자가구(399만원)와 100만원 이상의 격차가 벌어졌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소비 부진이 자영업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고용 사정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비슷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