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축제'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독특한 조직이다. IOC의 공식 업무는 무보수로 일하는 110명 위원이 1년에 한 차례 열리는 총회에서 위원 선정,올림픽 개최지 선정,수익금 배분 등을 결정하는 것이 거의 전부다. 그런데도 권한은 막강하다. 특히 2년마다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을 번갈아 개최하면서 벌어들이는 돈은 연 1조원이 넘는다. 어떤 경영 리스크도 없고 경쟁자도 전무한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올림픽을 통한 '돈벌이'는 공식 후원사 선정과 TV 중계권 판매,올림픽 휘장을 이용한 상품화권(라이선싱) 사업,입장권 판매,기념 주화 판매 등이다. IOC는 이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공식 후원사 선정 사업과 TV 중계권 판매 등 두 가지를 쥐고 있다. 이 두 가지 수입이 총 수입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IOC는 여기서 얻은 수입금 가운데 10%를 확보하고 90%는 각 국가의 올림픽위원회,올림픽 개최국 조직위,국제 경기단체 등에 배분한다. 개최국 조직위원회는 지역 스폰서 선정과 라이선싱 사업,입장권 판매 등에서 거둔 수익금의 5%를 IOC에 보낸다.

IOC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40억달러의 총 수입을 거둘 전망이다. 순수입은 4억달러 정도.연간 10억달러(약 1조130억원)의 총 수입에 1억달러(약 1013억원)의 순수입을 거두는 '알짜 기업'인 셈이다. 4년 뒤에는 연간 총 수입이 15억달러로 뛴다.

IOC는 서울올림픽 때부터 'TOP(The Olympic Partner)'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광고에 올림픽 로고 사용권을 주면서 거액의 후원금을 끌어들였다. 후원 기업들이 내는 돈은 서울올림픽 때 기업당 1000만달러 정도였으나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5000만달러,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7000만달러로 치솟았고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20년 만에 10배로 뛴 셈이다. 총 12개 기업이 선정돼 있으므로 IOC는 12억달러가 넘는 돈을 받는다.

또 동계와 하계 올림픽을 묶어서 파는 TV 중계권료도 막대하다. 가장 최근에 체결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TV 중계권료의 경우 미국 NBC가 총 22억1000만달러,유럽연합(EU)이 7억4600만달러,일본의 '재팬 컨소시엄'이 2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SBS TV가 3300만달러에 매입했다. 주요국 중계권료만 합쳐도 30억달러를 훌쩍 넘는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