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산층 벼랑으로 몰린다
경기침체로 미국의 중산층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하버드대 교수는 23일 미 상ㆍ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2007년 중간계층의 실질 가계소득은 2000년에 비해 1175달러 감소한 반면 휘발유 임대료 음식품료 보험료 등 기초생활비용은 4655달러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자녀에 대한 맞벌이 부부의 지출도 크게 늘어 5세 미만의 보육 비용은 7년 전보다 1508달러,5세 이상 어린이의 방과후 학교 비용은 622달러 증가했다고 워런 교수는 지적했다. 실질소득은 줄어든 반면 비용 지출은 늘어나 중산층의 삶이 그만큼 빠듯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워런 교수는 이처럼 소득과 지출이 엇박자를 내면서 많은 중산층들이 신용카드에 의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가처분소득의 10%가 신용카드 빚 등을 상환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은 2000년 초반 경제 붐이 부자는 더 부유하게,중산층은 더 가난하게 만들면서 양극화를 심화시킨 데 따른 것"이라며 "이에 따라 현재의 경기불황을 중산층이 이겨내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자유경제정책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재리드 번스타인도 "중산층이 생산성 향상을 견인하고 있지만 보상은 부유층이 독점하고 있다"며 "경제적 양극화를 막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추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