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기반의 인터넷뱅킹과 포켓뱅킹에 돋보기뱅킹까지.'

농협(신용부문 대표 김태영·사진)은 인터넷뱅킹 분야에서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보기술(IT)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e뱅킹 이노베이션(Innovation)'을 앞세워 각종 인터넷뱅킹의 신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하고 있다. 작년 말 '웹 2.0'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최초로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의 인터넷뱅킹은 은행들이 만들어 놓은 인터넷 환경 내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농협의 인터넷뱅킹은 고객이 직접 본인의 금융공간을 설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함께 공유하는 '웹 2.0' 정신을 인터넷 뱅킹에 접목한 것이다.

농협의 웹2.0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자주 이용하는 기능만 선택해 나만의 금융공간을 만들 수 있는 '뱅크미' 서비스가 있다. 예를 들어 금융 뉴스와 주가 정보를 주로 보는 고객이라면 이 메뉴를 본인의 뱅크미 서비스 상단에 위치시키면 된다. 농협은 또 컴퓨터 바탕화면에 별도 아이콘을 설치해 농협 인터넷뱅킹 홈페이지에 접속하지 않고도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뱅크젯'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터넷뱅킹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것보다 신속하게 자신의 금융거래 상황을 조회할 수 있다. 농협 관계자는 "뱅크미와 뱅크젯은 기존의 농협 고객뿐만 아니라 속도를 중시하는 젊은 층들이 선호할 만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USB 메모리로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포켓 뱅킹 서비스'도 농협이 최초로 내놓을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신용카드와 전자통장 교통카드 기능이 내장된 USB 메모리 형태의 기기로 온·오프라인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차세대 서비스다. 이 기기를 은행 자동화기기(CDㆍATM)에 갖다 대면 현금 입출금 등의 거래를 할 수 있고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는 교통카드로 쓸 수 있다. 컴퓨터에 연결하면 은행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인터넷 뱅킹이 자동 실행된다. 주머니에 이 기기만 휴대하고 있으면 종이 통장이나 신용카드,공인인증서 없이도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농협은 USB에 전자서명 기능을 담은 '보안토큰 서비스'도 가장 먼저(작년 말) 시작했다.

모니터의 글씨 크기가 작아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기 힘든 중장년층을 위한 서비스도 있다. '돋보기 뱅킹'이 그것이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인터넷뱅킹 내 자주 이용하는 주요 메뉴 글씨가 크게 확대돼 돋보기를 쓰지 않고도 계좌 이체나 잔액 조회 등의 거래를 할 수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러한 e금융 경쟁력이 농협을 세계 100대 은행으로 도약시킨 배경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금융 전문지 '더 뱅커'(The Banker)에 따르면 기본자본 기준 세계 1000대 은행 가운데 농협이 90위에 올랐다. 김태영 농협 신용대표는 "차세대 전산시스템이 완료되는 내년 초에는 현재보다 한층 높은 수준의 e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