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상관없이 혜택은 다 받고 연회비 덜내고

한 금융사 몰면 사용실적 통합 선정

치솟는 기름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얼마전 주유할인 카드를 발급받은 김종균씨.'ℓ당 60원 할인'이라는 말에 넘어가 카드 신청을 했지만 김씨는 곧 후회하게 됐다.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갖가지 조건을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우선 한 달 전 카드 사용액이 30만원 이상이어야 했다. 그것도 주유소에서 결제한 금액은 사용액에서 제외됐다. 할인 횟수도 일 1회,월 6회로 제한됐다. 결국 김씨는 카드 연회비만 내고 주유 할인 혜택은 거의 이용할 수 없었다.

김씨처럼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연회비만 부담하고 부가서비스는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까다로운 사용 실적조건과 할인한도를 맞추기 어렵고 연회비 면제 카드도 사라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몇 가지 정보만 알면 연회비 부담과 실적조건,할인제약 등 이른바 '신용카드 사용의 3대 함정'은 얼마든지 넘어설 수 있다.

때마침 카드사들도 고객들의 이 같은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제약 조건을 완화한 카드를 내놓고 있다.

카드 추가 신청시 연회비를 면제받으려면 현재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카드를 만든 금융사에 카드를 신청하면 된다.

이때 주의 사항은 제휴 연회비나 특별 연회비없이 기본 연회비만 있는 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점.대부분의 은행들과 카드사들은 기본 연회비가 가장 비싼 카드 한 장의 연회비만 받고 다른 카드의 연회비는 받지 않는다. 또 이미 사용 중인 카드의 가족카드를 신청하면 플래티늄 이하 등급의 카드는 대부분 추가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공무원이나 교사들은 특별 제휴카드를 신청하면 연회비를 평생 면제받는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교사 전용인 '농협 교육사랑 카드'와 서울시민만 발급받을 수 있는 '우리 다둥이행복카드' 등이 있다.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채워야 하는 카드 사용 실적조건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우선 카드를 여러 장 쓸 경우 국민은행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이익이다. 국민은행은 카드별로 사용액을 집계하는 일반 카드사들과 달리 회원의 카드 사용실적을 통합 산정한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에서 나온 A라는 카드로 월 10만원을,B라는 카드로 월 10만을 사용하면 A,B카드 월 사용액이 모두 20만원으로 잡힌다. 이 때문에 여러 부가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실적조건을 쉽게 채울 수 있다. 이 밖에 인터넷 요금을 5000원 깎아주는 '메가패스 롯데카드'와 휴대폰 요금을 5% 할인해주는 기업은행의 '더 파인에듀카드'는 사용 실적에 관계없이 그 혜택을 제공한다.

더 파인에듀 카드는 교직원 전용 상품이지만 교원나라자동차 보험에 가입해도 신청할 수 있어 매년 차 보험을 갱신할 때 1년만 교원나라 차 보험을 이용하면 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농협 디원(D-One)카드'도 사용실적에 관계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할인 한도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두 명의 휴대폰 요금을 5%씩 할인해 주는 '비씨 TNT카드'도 연회비 7000원만 내면 무한정 할인해 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러 장의 카드를 쓴다면 한 금융사로 모으고 사용실적과 할인한도에 제약이 없는 카드를 선택하면 연회비 부담을 덜고 여러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