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자금 단기운용은 MMF나 CMA로

지금처럼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만큼 짙은 '안개장'에선 쉬는 것도 훌륭한 투자전략이 된다.

'들어갈까, 말까' 공연한 속앓이로 힘을 빼기보다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고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확보될 때까지 힘을 비축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최근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은 단기금융상품으로 돈이 몰리는 것은 이를 아는 '현명한' 투자자들 때문이다.

원할 때 언제든 자금을 인출할 수 있으면서도 연 5%대 전후의 적지 않은 수익을 제공하는 이들 상품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여유자금을 묻어두기에 적합한 투자수단이다.

◇ MMF = 대표적인 단기금융상품인 MMF(Money Market Fund)는 금액에 상관없이 증권사나 은행 영업점에서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에서 만기 1년 미만의 콜론,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의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서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펀드 상품지만, 환매수수료가 없고 수시입출금이 가능해 여유자금을 단기간 운용하는데 주로 쓰인다.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연 수익률이 4% 후반∼5% 초반 수준이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123개 MMF의 1년 평균 수익률은 5.09%다.

MMF는 은행 보통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고, 각종 공과금이나 신용카드대금 등의 결제 업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MMF는 원래 당일 입출금이 가능했지만, 지난해 3월 '익일환매제' 도입으로 신청 후 하루가 지난 뒤 가입.환매가 이뤄지게 돼 다소 제약이 생기게 됐다.

◇ MMDA = 은행 예금상품 중에 MMF와 유사한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Money Market Deposit Account)'도 있다.

본래 자산운용사의 단기금융상품인 MMF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에서 개발한 상품으로, 단기 고금리와 수시입출금이란 MMF의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예금자보호가 되고 일상적인 결제업무 처리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MMDA는 확정금리로 이자를 지급하지만 MMF보다 수익률이 낮고 예치 금액에 따라 지급 이자가 달라 소액을 예치할 경우 이자가 거의 없다는 게 단점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개인 고객이 1천만원 미만의 자금을 MMDA에 예치할 경우 연 0.55%의 이자를 지급하며, 1천만~3천만원은 연 1.25%, 3천만~5천만원 연 1.45%, 5천만~1억원 연 2.75%, 1억원 이상은 연 3.55%의 이자를 각각 지급한다.

◇ CMA = 최근 인기가 높은 CMA(Cash Management Account)는 MMF의 높은 수익성과 MMDA의 편리성을 겸비한 단기금융상품으로 언제든 주식 매수나 펀드 가입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원래 CMA는 종합금융회사(종금사)가 CP나 CD, 단기 국공채 등으로 운용하는 단기금융상품이었으나, 3~4년 전부터 증권사들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CMA는 투자 대상과 특성에 따라 종금형, MMF형, RP형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종금형 CMA는 과거 종금사와 합병한 동양종금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에서 취급하고 있으며, 원리금 5천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는 것이 특징이다.

MMF형 CMA는 MMF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며, RP형 CMA는 환매조건부채권(RP, Repurchase Agreements)에 투자하는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둘 다 예금자보호는 되지 않는다.

RP는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보유한 국공채나 신용우량채권 같은 안전자산을 담보로 자금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경과기간에 따라 정해진 이자를 더해 되사주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단기금융상품이다.

CMA는 과거 직접 송금 계좌로 사용할 수 없고 공과금 결제가 되지 않아 월급통장처럼 일상적인 자금관리 계좌로 사용하는 데 불편했으나 최근 증권사들이 이러한 단점을 보강한 범용 상품들을 출시하면서 월금통장 대신 CMA로 갈아타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일례로 동양종금증권 CMA의 경우 24시간 출금 서비스, 다양한 금융상품 투자, 카드 및 공과금 자동납부와 급여이체, 신용카드 수준의 부가서비스(체크카드+OK캐쉬백+멤버쉽혜택)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익률은 종금형이 연 4.50~5.60%, RP형은 연 5.00%다.

이은경 한국투신운용 마케팅담당 과장은 "MMF나 CMA 같은 단기투자상품들은 여유자금을 3~6개월 정도 운용하기에 좋다"며 "금리가 높아도 이자가 거의 없는 보통예금에 비해 높은 것이지 정기예.적금에 비하면 낮아 투자기간이 길 경우 펀드 등 장기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