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달러화 강세와 석유 수요 증가세 둔화 전망 등의 영향으로 이틀째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04달러(2.3%) 하락한 배럴당 131.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2.86달러(2.1%) 떨어진 배럴당 131.0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전날 인플레이션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달러화 안정을 위해 시장에 개입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말한 영향 등으로 달러화가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고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 에너지정보청 등이 세계 석유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잇따라 전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전날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연례 경제 콘퍼런스 연설에서 "경제가 심각한 하강 국면에 진입할 위험이 지난 한 달여 동안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차원에서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달러화는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31분 현재 유로당 1.5452달러에 거래돼 전날의 1.5646달러에 비해 가치가 1.2% 급등했다.

IEA는 이날 국제유가의 고공행진과 일부 아시아 국가의 유류보조금 삭감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세계 석유제품 수요가 하루 80만배럴(0.9%) 증가할 것으로 전망, 연초에 내놓았던 전망에 비해 수요 증가분을 100만배럴(1.2%) 줄였다.

IEA는 고유가와 더불어 인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지난 수주간 잇따라 유류보조금을 삭감한 것이 석유수요의 증가세를 둔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에너지정보청도 이날 미국의 석유소비 위축을 이유로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종전보다 20만배럴 낮췄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