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에 따른 신용경색 등의 영향으로 지난 1분기 기업의 신규 자금조달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올 1분기(1~3월)에 전 세계 기업이 채권과 주식발행,협조융자(신디케이트론)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1조98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딜로직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작년 동기의 3조3000억달러에 비해 40%(1조3200억달러)나 줄어든 액수다.

이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채권 발행액은 1조1100억달러로 44% 감소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금리 채권 발행 규모는 72% 줄어든 230억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사 신디케이트론을 통한 자금조달은 7500억달러로 34% 줄었다.

이 중 사모펀드 등에 자금을 빌려주는 레버리지론이 70% 이상 급감했다.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도 1200억달러로 34% 축소됐다.

신규 기업공개(IPO) 규모는 400억달러(236건)로 집계됐다.

그나마 절반에 가까운 197억달러는 비자카드가 차지했다.

1분기에 예정됐던 90건의 IPO가 시장 상황 악화로 취소 또는 연기됐다.

글로벌 신용경색은 뜨겁던 신흥시장의 IPO도 냉각시켰다.

국제 회계법인인 언스트&영에 따르면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기업의 1분기 중 IPO는 47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줄었다.

글로벌 자금난으로 세계 인수ㆍ합병(M&A) 시장도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 1분기 M&A 규모는 6520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했다.

2004년 1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미국 최대 라디오방송국 클리어채널커뮤니케이션과 미국 최대 학자금 대출업체 샐리매의 M&A 시도가 줄줄이 좌초됐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줄이 얼어붙은 것은 신용경색으로 손실을 입은 대형 금융사와 투자자들이 리스크(위험)를 회피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신용이 낮은 기업의 채무불이행이나 부도 사태가 크게 늘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인한/유병연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