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는 인덱스펀드 분할투자를"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사람들이 공포에 빠져 있을 때일수록 탐욕을 느껴야 한다"며 "공포에 빠진 사람이 많은 지금이 1년 전이나 3년 전에 비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또 "아마추어 투자자들은 투자 종목과 투자 시기 선택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만큼 인덱스펀드를 여러 차례에 걸쳐 매입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버핏은 이달 초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벅셔해서웨이 본사를 방문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재학생 150여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자신의 투자철학을 설명했다.

버핏이 이 자리에서 강조한 기본적인 투자철학은 역발상 투자다.

그는 "남들이 공포에 빠져 있을 때는 탐욕스러워져야 하며 남들이 탐욕스러울 때는 공포감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 저도 아닌 때는 "한발짝 떨어져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다른 사람과 달리 투자해야만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많은 사람들이 공포감을 느끼는 현재의 주가는 확실히 싸졌다"며 "주식을 싸게 살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위기 상황이 상당히 장기화되고 고통스러울 것"이라고도 언급,투자 적기가 바로 지금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버핏은 지난달 CNBC에 출연해 "지금 주식이 많이 싸졌지만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었다.

버핏은 "일반인이 주식 투자에서 피해야 할 오류는 나쁜 주식을 사는 것과 좋지 않은 가격에 주식을 사는 것 두 가지뿐"이라며 "이를 피하기 위해선 인덱스펀드에 여러 차례에 걸쳐 분할해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렇게 하면 종목과 시기 선택의 실패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 등락과 수익률이 연동되는 상품이다.

그는 "주식을 산다는 것은 한 나라 산업의 일부를 사는 것인 만큼 한꺼번에 이를 다 살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개별 종목 투자에도 매입 종목과 시기 선택의 오류를 피하기 위해선 분할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비록 잘못된 종목을 잘못된 가격에 샀다고 해도 섣불리 매각하려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냉정히 판단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자신은 거시 경제전망에 따라 투자하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 경제전망이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팔거나 사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경기보다는 기업가치를 주식 매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으라는 얘기다.

"투자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느냐"는 질문엔 "내가 하루 종일 하는 일이라곤 기업 연차보고서 등을 읽는 것뿐"이라고 소개했다.

기업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투자의 왕도란 뜻이다.

버핏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그동안 과도하게 부풀려졌던 레버리지가 축소되는 과정인 만큼 고통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상당히 길고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며 이번 위기로 20조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갖고 있는 미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