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이 일상이 된 IT 벤처기업 직장인 김성진씨(32)의 가장 친한 친구는 컴퓨터 USB 전원에 꽂혀 있는 거북 모양의 마사지기다.

버튼을 누르면 발 부분이 진동해 어깨에 10분만 대면 피로가 달아난다.

김씨는 직장 동료의 권유로 USB 마사지기를 이용한 뒤 공기청정기,칫솔살균기 등 USB 제품을 줄줄이 사들인 마니아가 됐다.

이처럼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살아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컴퓨터는 단순 업무용이 아니다.

일상생활에 쓰는 대부분의 제품이 USB 전원에 연결돼 있다.

'오피스 코쿤족'(Office Cocoon族. 회사 사무실의 자기 자리를 집처럼 꾸미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라 불리는 20~30대 직장인들은 주로 인터넷으로 구매한 간편하고 실용적인 USB 제품들로 자신만의 공간을 연출한다.



이에 맞춰 인터넷 쇼핑몰들도 앞다퉈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옥션에는 100여종의 USB 제품이 나와 있다.

답답한 사무실 공기를 정화하는 웰에어비타의 'USB 공기청정기'(1만9000원)는 음이온이 발생해 전자파를 없애주는 기능도 있어 지난달에만 200여개가 팔렸다.

패드에 아로마 오일을 5~6방울 떨어뜨리면 향기가 퍼지는 빅터상사의 'USB 아로마 분사기'(9900원)도 지난달 120여개가 판매됐다.

USB 제품들의 지난달 매출이 1년 전보다 30~40%가량 증가했다.

G마켓에서 최고 인기제품은 젠타코리아의 'USB 커피워머'(2900원).컵이나 캔 커피를 얹고 버튼을 누르면 온도가 따뜻하게 유지된다.

따뜻한 봄인데도 지난달에만 600여개가 팔려나갔다.

여성 직장인을 겨냥한 디지털 어항인 컴피쉬의 'USB 미니어항'(6만8000원)도 손꼽히는 인기품목이다.

산소 공급,온도 조절 등의 기능을 컴퓨터로 조작할 수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젊은 직장인들과 USB 제품은 개성과 실용을 중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직장도 집처럼 편해야 업무가 잘된다는 생각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들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앤샵은 여름을 앞두고 디자인이 독특한 바보사랑의 'USB 야자수 선풍기'(7800원)와 신제품 '아로마 가습 분사기'(1만3500원),세균번식을 막기 위한 그렉스의 'USB 칫솔 살균기'(3만9000원) 등을 내놓았다.

함민철 디앤샵 바이어는 "회사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면 심리적으로 안정돼 업무 효율도 높아진다"며 "앞으로 USB 제품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현재 150여개의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