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연방준비은행의 긴급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논란까지 일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에 비해 153.54포인트(1.29%) 하락한 11,740.15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3.15포인트(1.95%) 급락한 2,169.34를,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0.00포인트(1.55%) 떨어진 1,273.37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보합권 혼조세로 출발했으나 한때 배럴 당 108달러선까지 넘어선 국제유가의 급등세와 상존하고 있는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심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금융주를 중심으로 낙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신용경색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금융주들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특히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암박파이낸셜그룹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의 급락세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암박은 최근 발표한 15억달러 자본확충만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는데 불충분하다는 씨티그룹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나오면서 23.3% 급락했다.

또다른 채권보증업체인 MBIA도 10.7% 하락, 채권보증업체의 신용등급 가능성이 아직도 월스트리트의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컨트리와이드는 연방수사국(FBI)가 증권사기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14% 떨어졌다.

페니매와 프레디맥도 각각 13.1%와 11.5% 하락했으며 베어스턴스 역시 11.1%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음달까지 연방기금(FF) 금리를 2%까지 내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또다시 긴급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논란을 야기했다.

재프리스앤코의 톰 디칼로마는 최근의 악화된 경제상황이 11일 개장 전에 금리 인하를 불러올 수도 있다면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같은 회사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아트 호간은 "연준이 긴급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믿음이 존재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연준이 이미 2.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데다 다음주에 정례회의를 앞두고 있어 긴급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이날 장중에 108.21달러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지난 주말 종가에 비해 2.6% 급등한 배럴 당 107.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