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책 워낙 생각 잘 맞아 선인과 첫 면담 3분만에 끝나"

"당선인과 제가 워낙 생각이 비슷해 첫 면담이 3분 만에 끝났습니다."

산업자원부(정부조직 개편 후 지식경제부) 장관에 내정된 이윤호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사진)이 지난주 초에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면담 장면을 소개하며 향후 부처 운용 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지난 19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전경련 직원들과 가진 고별 '번개 모임'에서다.이 부회장은 평소 퇴근 30분 전에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즉석 모임을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번개모임에 참석한 기자에게 "언론에 장관 내정 사실이 알려지기 이틀전(12일)에 당선인이 입각 후보자들을 모두 불러 면담했는데 20∼30분씩 걸린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3분 만에 끝났다"고 말했다.그는 "(기업 정책에 대해) 워낙 생각이 잘 맞아서 특별히 더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선인과 이 부회장이 '말이 필요없이' 의견 일치를 본 정책 방향은 역시 작은 정부.이 부회장은 "당선인이 정부가 일을 많이 하려고 하지 말고 기업에 재량권을 많이 주라는 딱 한마디만 당부하더라"고 소개했다.자신을 산자부 장관으로 내정한 것도 '재계의 대변자'로서 꾸준히 작은 정부를 주장해온 경력 때문이라는 설명이다.그는 "(장관이 되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산자부와 정통부,과기부의 일부 기능이 합쳐지는 거대 부처를 맡게 된 부담감에 대해 "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별 걱정을 안한다"면서 "오히려 중소기업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장관 선임에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일정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조 회장에게는 언론에 보도된 날 아침에 보고했다"며 일축했다.그는 모임에 참석한 직원들에게 "전경련을 한국의 싱크탱크,일할 맛 나는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했고 이것이 효과를 거두는 단계에서 떠나게 돼 아쉽고 여러분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