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기업들이 변신이 눈부시다.'철밥통'이미지와 '준 공무원'식 방만한 조직운영도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다.성과위주의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과거의 부정적인 시각을 빠른 속도로 걷어내고 있는 것.

특히 선택과 집중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로 열악한 지방 자치단체의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일부 지방 공기업의 경우 택지개발,항만 및 리조트건설 등을 통해 지자체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등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할 정도다.

지방 공기업의 혁신은 거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먼저 팀제 도입 등 신 경영기법을 통한 '신속 경영'은 뿌리를 내리는 추세다.부산지하철을 운영 중인 부산교통공사는 팀장 전결사항을 강화,결재 단계를 크게 줄였다.중복 및 유사 기능이던 7개팀도 감축했다.구미시시설공단은 통합성과관리시스템(BSC)과 지식관리시스템(KMS)을 원가관리에 접목,전사적 비용절감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있다.부산광역시환경시설공단은 11개에 이르는 자체 정비기술단을 운영,작년엔 14억원 상당의 외주 발주품 대체효과를 거뒀다.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D)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광주도시철도공사는 '1-1-3 연구제''분임연구제' 등으로 '정류기 부하율 조정을 통한 예산절감방안' 등 51개 과제와 '전기설비 운용체계 개선' 등 28개 과제를 수행 중이다.부산교통공사의 성과는 다른 지방 공기업의 모델이 되고 있다.이 공사는 승강장 스크린도어 특허출원으로 무려 431억원의 예산을 줄였다.게다가 전동차 부품 국산화 및 성능개선 등의 실적도 거뒀다.

안팎으로 추진 중인 변화 노력은 지방 공기업의 지속적인 성과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지방 공기업을 관할하고 있는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하철 건설 부채를 안고 있는 지방 공기업을 제외할 경우 2000년 299억원에 불과했던 지방공기업(55개) 순이익은 2005년(96개사) 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행정자치부와 한국경제신문사,한국자치경영평가원은 이처럼 경영 성과가 우수한 공기업과 유공자를 격려하기 위해 1998년부터 '지방공기업 경영대상'을 마련,시상하고 있다.10회째인 올해는 대상에 광주광역시 도시공사와 부산광역시 환경시설공단 등 7개 기관이 상을 받는다.

나아지긴 했지만 지방 공기업의 문제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외환위기 이후 2002년까지 부실 지방공기업 14개가 정리되고 6400여명이 감축되기는 했지만 경쟁 마인드를 갖추지 못한 직원들도 아직 있다고 지방 공기업 관계자들은 털어 놓는다.

지자체에 의한 일률적인 통제도 문제다.지방공기업 대표 자리는 여전히 선거를 통해 선출된 단체장이 임명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수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연임을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경영 평가를 강화,성과주의 문화를 더욱 확산시킬 예정이다.지방 공기업 최고 경영자(CEO)가 경영목표를 달성할 경우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 광범위한 자율과 엄격한 책임 경영이 가능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