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적어도 50%에 달하며 주택가격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경제에 낀 암운이 걷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CNN머니의 보도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휴스턴에서 열린 케임브리지 에너지 리서치 어소시에이츠 연례 에너지 콘퍼런스 연설을 통해 경색된 신용시장과 부동산시장 붕괴에 따른 소비자 지출 둔화 가능성이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요소라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50% 또는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계속된 저금리를 바탕으로 기업이 자본을 충분히 축적해 놓지 않았더라면 미 경제는 이미 침체에 빠졌을 것이라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이 멈추고 금융권의 손실규모가 파악될 때까지는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제 상황이 좋아질 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아직 먼 길을 가야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음을 내비쳤다.

에너지 문제에 대해 그린스펀 전 의장은 미국이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핵발전을 이용해야만 하며 핵 발전을 통해 확보된 전력을 바탕으로 전기자동차 이용도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탄소배출을 제한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어갈 것이라면서 전기자동차 이용이 석유소비를 줄이고 국제유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