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한 해였다.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았다.

대선이 있는 해였기에 정치권력의 향배도 오리무중이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식품발(發) 인플레이션,원유가격 급등 등 대외 변수 악화로 한국 경제는 지뢰밭을 지나오는 것처럼 위태위태했다.

펀드로 이동한 시중자금은 주가를 꾸준히 밀어올려 코스피지수 2000대를 맛봤다.

2007년을 26개 알파벳 키워드로 풀어봤다.


A : Agflation 농산물發 인플레이션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애그플레이션(agriculture+in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먹고 살 만해진 중국 인도 등에서 곡물 소비가 빠르게 늘었고 원유값 폭등으로 대체 에너지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밀 옥수수 콩 등 바이오에너지 원료의 가격이 폭등했다.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신흥개발국의 도시화 등으로 경작지는 감소해 공급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농산물 가격의 동반 급등으로 각종 식료품값 등이 뜀박질하면서 일반 물가도 덩달아 올랐다.


B : BBK 네거티브 대선의 결정판

17대 대통령 선거전을 관통한 키워드.

이명박 후보가 BBK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았다는 검찰의 발표가 한나라당 대선 승리의 결정타로 작용했다.

여당의 정동영 후보는 자신의 공약보다 BBK와 김경준을 더 많이 외쳤다.

막판 광운대 강연 동영상을 터트리는 것으로 네거티브 선거전이 절정으로 향했지만 결국 지지율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김경준의 누나 에리카 김,부인 이보라씨,어머니 김영애씨 등 한집안이 총 출동해 이면계약서의 존재를 주장했으나 '헛방'으로 드러났다.


C : China 중국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1.5%를 기록,2002년 이후 6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를 기념이라도 하듯 중국은 달탐사선 '창어 1호'를 쏘아올렸다.

그러나 양극화가 점점 커지고 물가가 앙등할 조짐을 보이자 중국 지도부는 강도 높은 긴축을 예고했다.

이는 내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산 유해물질 장난감의 대량 리콜로 중국 수출품의 안전 문제가 부각되기도 했다.

'차이나 프리(중국산 제품 없이 살아보기)' 운동도 벌어졌지만 대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D : Dollar 달러 헤게모니 약화

팍스 달러리움(Pax Dollarium.달러화가 주도하는 세계경제 질서)은 끝내 무너질 것인가.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이 재부상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달러가 헤게모니를 잃고 있으며 유로화가 부상하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그동안 무역적자 등으로 미국을 빠져나간 달러가 미국 자산 매입을 통해 되돌아오는 '리사이클링' 구조로 인해 가치가 유지돼 왔다.

그러나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외화 자산 다변화 등으로 이 같은 흐름에 균열이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다.


E : Expo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5년 전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전에서 중국 상하이에 밀려 분루를 삼켰던 여수가 재도전 끝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11월 말 프랑스 파리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여수는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모로코의 탕헤르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뽑혔다.

'살아있는 바다,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는 박람회는 14조원에 달하는 경제효과가 기대되며 교통 숙박 등 인프라 확충에 10조원이 투입된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해외 조직을 풀가동해 유치전을 성공으로 이끌어 비자금 사건으로 입은 불명예를 씻었다.


F : Fund 펀드 열풍

한국인들은 너도나도 적금을 깨서 펀드에 묻었다.

자산운용사의 펀드 총 잔액은 300조원을 돌파했다.

펀드의 힘으로 코스피지수는 대외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51차례나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연초 대비 상승률도 30%를 넘었다.

벤치마크 없이 펀드매니저의 '감(직관)'으로 투자하는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가 일주일 새 4조원의 돈을 빨아들이자 '위험 둔감증'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왔다.

국내 자금이 차이나 펀드 등 해외펀드에서 짭짤한 수익을 내면서 실질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뛰어넘었다.


G : Global Warming 지구온난화

올해 노벨평화상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에 돌아갔다.

고어는 환경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통해 최근 지구의 평균 온도가 오르고 그 때문에 태풍의 위력이 점점 세지는 등 재앙이 닥쳐온다고 경고했다.

남태평양의 환초국가 투발루가 해수면 상승으로 조만간 물에 잠길 것이라는 보도는 허위 논쟁 속에서도 지구 온난화에 대한 세계인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했던 미국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는 국제 압력에 무릎 꿇고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내놓기로 약속했다.


H : Harry Porter 해리포터 완간

J.K.롤링의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이 지난 7월 발간 첫날에만 830만권이 팔렸다.

그 뒤로도 한 달 동안 이 책은 전 세계에서 1초에 15권씩 계산대를 통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나온 7편을 끝으로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마법에 빠뜨렸던 해리포터 시리즈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모두 64개 언어로 번역돼 줄잡아 3억5000만권이 팔리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6권까지만 모두 1100만부가 팔려 불황에 빠진 서점가에 단비를 뿌렸다.


I : Interest rate 대출금리 급등

변동금리부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이들은 불어난 이자를 메우느라 '단내'나는 한 해를 보냈다.

시중자금이 은행에서 증시로 증시로 몰리는 '머니 무브'가 지속되면서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은 연초 대비 12조원 줄었다.

동시에 대출도 늘어 자금난에 봉착한 시중 은행은 양도성예금증서(CD)를 마구 발행해 메웠다.

그로 인해 CD금리가 급등하자 이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이자도 같이 뜀박질했다.

한시 고정금리로 대출 받은 이들 역시 연말 은행들의 갱신 거부로 내년부터는 비슷한 처지에 몰리게 될 전망이다.


J : Journalism 기자실 '대못질'

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논란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시민사회를 달궜다.

"기자들이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 담합한다"는 대통령의 한 마디로 시작된 정부 기자실 통폐합을 기자들이 거부하면서 정부와 언론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서울 미근동 경찰청 기자실 '대못질'을 마지막으로 정부는 일단 1차 목표를 달성했으나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기자실 복원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민사회의 여론은 정부의 취재봉쇄가 부당하다는 쪽으로 모아졌지만 일부에서는 폐쇄적인 출입처 시스템에 안주하는 언론의 취재 관행을 문제로 지적했다.


K : KORUS FTA 한미 자유무역협정 타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4월 협상 개시 선언 14개월 만에 타결됐다.

순서로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에 이어 네 번째지만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과의 FTA라는 점에서 협상 기간 내내 국민들의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양국 대표단의 '벼랑끝 협상' 후일담이 공개돼 화제에 올랐다.

6월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해 한때 순조로운 비준 여부가 불투명해졌지만 양국은 주고받기식 교섭으로 최종 협상안을 도출해냈다.

한국은 한.미 FTA를 지렛대 삼아 유럽연합(EU) 캐나다 등과도 FTA 협상을 진행 중이다.


L : Law School 로스쿨 도입확정


1995년 법률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논의가 시작된지 12년 만에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로스쿨은 2009년 3월 총정원 2000명을 서울권역 소재 대학원에 1040명,지방권역에 960명 등으로 배정해 개교할 예정이다.

기존 사법시험은 2012년까지 시행되지만 로스쿨 첫 졸업생이 나오는 2011년부터 정원이 조금씩 줄어든다.

학사학위 소지자면 전공에 관계없이 응시할 수 있어 직장인들 사이에서 로스쿨 열풍이 불고 있다.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 등으로 구성된 법학적성시험(LEET)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M : Myanmar 미얀마 승려 시위

미얀마의 '샤프란(승려들의 가사 색깔) 혁명'은 끝내 불발로 끝났다.

지난 9월 유가 인상에 항의하던 승려들을 상대로 군부가 발포하자 승려와 시민들이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대 숫자는 10만명까지 불어났지만 탄 슈웨 장군(미얀마 집권자)은 총과 최루탄으로 이들을 진압했다.

미얀마 정부는 진압 과정에서 죽은 사람이 10여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인권단체들의 비공식 집계로는 130명 넘게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자비한 진압 모습이 연일 외신을 타며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켰지만 미얀마 군부 독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N : North Korea 북핵 불능화 합의

북한이 중유 제공의 대가로 올해 안에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관련 시설을 불능화하기로 했지만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한때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호칭 앞에 '친애하는'을 붙이는 등 북.미 간 해빙 무드였으나 이 때문에 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지난 10월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구체적인 경협 합의가 있었지만 이명박 당선자는 "하나하나 다시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김정일 앞에서 고개 숙인 김만복 국정원장과는 달리 꼿꼿했던 김장수 국방장관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O : Oil 유가급등.서해 원유 유출

신흥개발국의 에너지 수요 증가,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투기 자본 유입,산유국의 생산력 저하 등이 겹쳐 올초 60달러로 출발한 원유값은 100달러선을 위협하며 일년 내내 고공 비행했다.

11월23일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98.18달러를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7일 삼성중공업 소속 골리앗 크레인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충돌하면서 태안 앞바다에 원유 1만2547㎘가 쏟아져 나왔다.

자원봉사자들이 기름 제거를 위한 사투를 벌였다.

에너지 수입국 한국은 이래저래 '원유와의 전쟁'을 치른 한 해였다.


P : President 이명박 당선

대통령 선거로 세계 각국이 들썩들썩거렸다.

프랑스 국민들은 '일 더하고 돈 더 벌자'는 구호를 내건 사르코지 대통령을 뽑아 공공부문 개혁을 통한 '프랑스병(病)' 치유에 나섰다.

미국에서도 힐러리 오바마 등 대선 예비후보들의 각축전이 연일 언론 보도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은 10년 만에 우파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2월1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 후보를 531만표 차로 누르고 압승했다.

그가 '실용'과 '선진화'라는 시대정신을 잘 읽어 이를 '경제 대통령'이라는 핵심 키워드로 풀어낸 결과다.


Q : Qaddafi 카다피의 변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가 프랑스 스페인 등을 방문,약 100억달러를 풀어 항공기,송.배전설비 등을 사들였다.

카다피의 유럽 순방으로 북한 이란 등과 더불어 '불량국가(rogue states)'로 낙인 찍혔던 리비아가 34년 만에 국제 무대에 복귀했다.

2003년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한 뒤 리비아의 국가 이미지는 크게 바뀌고 있다.

리비아의 원유 매장량은 415억배럴로 아프리카 최고 수준이다.

서방세계에서 줄곧 독재자로 비난받아온 카다피가 해외 나들이에서 예상 밖의 환대를 받은 것도 '오일 달러'를 바탕으로 한 구매력 때문이란 분석이다.


R : Russia 푸틴의 러시아

러시아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되살아났다.

국제정치 무대에서도 옛 소련의 위상을 점차 되찾아가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 푸틴은 이제 퇴임이 채 5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틀어 쥐고 있다.

7년간 6.5%를 넘는 경제 호황을 이끈 덕에 국민 지지도는 여전히 80% 선을 오르내린다.

최근 후계자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낙점하고 자신은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 이사회 의장 자리에 앉을 것으로 알려졌다.

가즈프롬은 시설 보호를 위한 '사병(私兵)' 보유가 허용된 회사여서 푸틴의 영향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 : Subprime mortgage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주택 버블 붕괴로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서브프라임 모지기 연체율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각종 파생상품으로 얽힌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몇몇 금융기관이 도산했으며 세계 경제는 서브프라임발(發) 충격에 휩싸여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수백억달러의 유동성을 수혈,최악의 사태는 막았지만 미 주택경기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어서 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난리통이 된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심화돼 국내 은행과 기업의 해외 자금 조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T : Taliban 한국봉사단 납치

'구도자' '학생' 등의 뜻을 지닌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단체의 이름.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현지로 향했던 분당 샘물교회 신도 23명이 이들에게 납치돼 한동안 '탈레반'이란 단어가 빠진 뉴스는 구경하기 힘들 정도였다.

억류 기간 동안 인솔자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가 살해되고 나머지 21명은 40여일 만에 풀려났다.

탈레반은 1994년부터 9년간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했지만 2001년 미국으로부터 오사마 빈 라덴의 비호세력으로 지목받은 뒤 전쟁 끝에 실권했다.

아프간전 이후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가 한국인 피랍 사태를 계기로 이들의 존재가 재부각됐다.


U : University 大入 대혼란

이번 대입수험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대학 가기가 고단했다.

교육부와 대학들이 내신반영 비율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느라 입시요강 발표가 늦어져 골탕을 먹었다.

또 수능 등급제 실시로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가 오리무중에 빠져 '장님 지원'을 감수해야 했다.

수능 점수에 따른 '한 줄 세우기'를 없앤다며 대입전형을 누더기로 만들어 입시학원들만 한몫 단단히 챙겼다.

정시 원서 마감을 앞두고는 과학탐구영역 물리 II의 한 문항이 복수 정답 처리되면서 "교육부는 없어져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V : Virginia Tech 버지니아 공대

지난 4월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32명의 학생이 목숨을 잃은 끔찍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가 한국 출신 영주권자 조승희"라는 뉴스에 한국 사회는 사건이 벌어진 미국보다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동포들은 이것이 한국인에 대한 인종문제로 번지지나 않을까 한동안 가슴을 졸여야 했다.

한국의 일부 네티즌은 인터넷에 미국민들에 대한 사과문을 띄우기도 했지만 미국 사람 대부분은 한국인들의 이런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미국 사회는 이 문제를 한 정신병 환자의 총기 난동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을 뿐이었다.


W : Whistle blower 내부고발자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조직의 부패나 비리를 공개적으로 터뜨리는 내부 고발자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삼성그룹 법무팀 출신의 김용철 변호사가 그룹 비자금 의혹을 폭로해 내부고발자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그가 지목한 차명계좌 중 일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주장의 진위 여부는 특검에서 최종적으로 가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7년간 삼성에 근무하면서 100억원이 넘는 고액의 보수를 받은 김 변호사가 삼성에 추가로 금전적 요구를 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터뜨린 사건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X : Xenophobia 외국인 혐오증

동유럽을 포함한 유럽연합(EU)의 통합 속도가 빨리지는 만큼 서유럽 국민들의 '외국인 혐오증'도 커지고 있다.

독일 한 시골마을에서는 독일인 젊은이 50여명이 인도 출신 청년 8명을 집단폭행해 중상을 입혔다.

영국 러시아 스위스 등지에서도 외국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한 해 수만건씩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일부 국가는 외국인을 배척하는 국민 정서에 편승해 차별 법률을 추진하는 경우도 늘었다.

외국인 노동자 수가 점점 늘고 있는 한국도 언젠가는 겪을 일이기에 지금부터 다민족사회로 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Y : Yale 변양균.신정아

진짜 예일대 석사(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와 가짜 예일대 박사(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사이에 오간 이메일 내용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신씨가 쓴 것이라는 야릇한 연서 한 통이 인터넷을 통해 나돌았지만 가짜로 밝혀지기도 했다.

스타 큐레이터 대학교수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등 30대 중반의 나이에 미술계의 신데렐라가 된 신씨는 학력 위조가 드러나면서 결국 나락으로 떨어졌다.

신씨의 가짜 박사 파문으로 시작된 사건은 결국 변 전 실장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등 뒷배를 봐준 정황이 드러나면서 권력형 비리로 커졌다.


Z : Zimabwe 물가상승률 1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짐바브웨의 물가상승률을 1만%로 추정했다.

1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이 경험한 초(超)인플레이션에 버금가는 물가 앙등이다.

집권자 무가베가 무리한 토지 재분배를 추진한 결과다.

백인 지주에게서 땅을 빼앗아 영농 기술이 없는 흑인 농민에게 나눠주자 농업 생산이 급감했다.

포퓰리즘 정책에 염증을 느낀 외국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실업률은 85%까지 치솟았다.

생산 기반은 붕괴됐는데 외채를 갚는다며 돈을 계속 찍어내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찾아온 것이다.

안재석/차기현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