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모기지 부실사태와 관련,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이용자 가운데 신용 우수자의 비율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샌프란시스코 소재 시장조사업체 퍼스트아메리칸론퍼포먼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발생한 2조5천억달러의 서브프라임모기지를 분석한 결과, 신용 우수자들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이용비율이 꾸준히 증가했다.

대출 용이성과 대출업자들의 적극적인 권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저금리의 모기지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마저도 서브프라임모기지를 이용한 사례가 급증했으며 심지어 최상위 신용등급자가 서브프라임모기지를 이용한 사례도 상당수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브프라임 붐이 정점에 달했던 2005년에는 신용우수자들이 받은 서브프라임모기지 규모가 전체의 55%에 달했으며 지난해에는 그 비율이 61%까지 높아졌다.

지난 2000년 신용우수자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이용 비율은 41%에 불과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이용자 가운데 상당수가 신용우수자라는 사실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 이상 계층에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금리로 전환되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을 받은 신용우수자들이 많다는 사실은 이들의 금융상황 악화와 이로 인한 경제 전반에 대한 추가적인 압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 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제적 여력이 있는 신용우수자들이 현재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에 일종의 완충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저널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자의 근 80%가 아직도 채무불이행에 빠지지 않고 대출금을 상환하고 있는 이유가 신용우수자들의 존재 때문일 수 있다면서 이는 모기지 부실 위기가 일각의 우려 만큼 지속적으로 악화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