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아즈델사(社)를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M&A(인수ㆍ합병)' 시리즈의 서막을 열었다.

한화L&C(옛 한화종합화학)는 20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아즈델사 지분 100%를 65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M&A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지난해 말 해외 M&A 등을 통한 글로벌 경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일궈낸 첫 번째 결실이다.

김 회장은 특히 올해 초 그룹 사상 처음으로 해외(태국)에서 글로벌사업 진출 전략회의를 열고 해외 매출 비중을 2011년까지 40%로 늘리겠다고 선언하는 등 임직원들을 상대로 글로벌 경영을 독려해왔다.

한화L&C가 이번에 인수한 아즈델사는 사빅 이노베이티브 플라스틱스(옛 GE 플라스틱스)과 PPG인더스트리스가 50 대 50 비율로 설립한 합작회사다.

올해 9000만달러 정도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다.

아즈델사는 현재 자동차 부품 소재인 LWRT 부문에서 세계 1위,자동차 범퍼 소재인 GMT 부문에서 미국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LWRT는 자동차 헤드라이너 등에 사용되며 GMT는 자동차 범퍼 및 시트 구조물 등에 쓰이는 복합소재다.

한화L&C는 아즈델사를 인수함에 따라 세계 최대 GMT 생산업체로 부상하게 됐다.

또 자동차 부품 및 소재를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에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도 갖추게 됐다.

한화L&C 관계자는 "아즈델사 인수 이후 현지 경영진을 그대로 유임시키는 대신 한화L&C의 미국 내 자회사인 맥스포마의 최고경영자(CEO) 김희철 상무가 모든 업무를 통합 관리할 방침"이라며 "한화L&C는 앞으로 체코 및 캐나다에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등 내년까지 해외 사업에 1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아즈델사 인수를 계기로 각 계열사별로 글로벌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우선 한화석유화학은 김 회장의 부재로 늦춰졌던 중동지역 석유화학 합작사업(70억달러 규모)을 마무리해 연내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화건설은 미주 및 유럽 지역의 엔지니어링 기업 인수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도 지난 5월부터 미국 항공기 부품 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한화증권은 카자흐스탄의 금융업체 카스피안과 합작 증권사를 설립해 공동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