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유력해졌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매각 자문사인 골드만삭스와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경쟁자인 호주 투자회사 맥쿼리가 가격 협상에 실패해 대상에서 배제됐다. 잠재 후보로 꼽혔던 LG그룹도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9일 "골드만삭스와 가격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다음 주 초께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맥쿼리가 하나로텔레콤 인수 협상에 실패했다면 (SK텔레콤이) 더 유리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한국에 투자하는 맥쿼리 펀드가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맥쿼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국민연금 관계자도 "SK텔레콤이 매우 공격적으로 나와 (맥쿼리 컨소시엄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안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 최대주주인 AIG-뉴브리지 컨소시엄과 2003년 인수 경쟁을 벌였던 LG그룹은 하나로텔레콤 인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LG그룹 관계자는 "해외 투기자본의 국부 유출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에 동참할 수 없다"며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당초 3파전으로 예상됐던 하나로텔레콤 인수전에서 LG그룹과 맥쿼리가 빠짐에 따라 SK텔레콤이 유일한 협상자로 남았다.

SK텔레콤은 초고속 인터넷과 인터넷 TV(IP-TV) 등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검토해왔다.

업계는 AIG-뉴브리지가 보유한 하나로텔레콤 지분 39.36%(9140만6249주) 인수 가격이 주당 1만1000~1만2000원,총 1조1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대주주 측이 SK텔레콤이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매각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텔레콤이 2위 유선통신사업자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통신업계는 KT,KTF 등 KT그룹과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의 양강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최명수/양준영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