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다행인 건 정치권이 경제에는 관심이 없다는 거예요. 만약 경제까지 챙기려 들었으면 이런 성장은 꿈도 못 꿨을 겁니다."

바르샤바 시내에서 만난 폴란드 기업인 토마츠 노반씨는 정치권에 대해 이렇게 쏘아붙였다.

정치권에 대한 폴란드인들의 불신은 상상 이상이다.

2005년 쌍둥이인 카진스키 형제가 각각 대통령과 총리를 맡은 이래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정치권이 불안하다보니 관료들의 정책 추진도 지지부진하기 일쑤다.

'유로 2012' 개최지로 선정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아직도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마련되지 않은 게 한 예다.

기업인들은 최근 들어 '인력난'이란 숙제도 안게 됐다.

외국기업들의 잇따른 진출과 건설 붐으로 인해 2005년 말 17.6%였던 실업률이 지난 6월 12.4%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촌동네'를 포함한 통계수치일 뿐,바르샤바 브로츠와프 등 대도시는 '완전고용' 상태다.

김동년 LG필립스LCD 폴란드법인 부장은 "공장에서 60km 떨어진 지역까지 통근버스를 보내 생산직 인력을 데려올 정도"라며 "성수기 때만이라도 베트남 등 동남아 인력을 수입해오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극심한 인력난은 임금 인상으로 직결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무려 10%에 달했다.

업계에선 1300즈워티(45만원) 수준인 생산직 초임이 머지않은 시기에 2000즈워티를 깰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취약한 인프라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폴란드 최대 도시인 바르샤바와 브로츠와프를 연결하는 350여km 도로는 '편도 1차선,왕복 2차선'짜리다.

목숨을 건 추월은 폴란드 운전자에겐 익숙한 일.가끔은 상·하행선에서 동시에 '앞 지르기'가 이뤄져 2개 차선에 차량 4대가 나란히 달리기도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