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일본 오릭스가 보유한 대한생명 지분 17%를 인수해 대한생명의 단일 최대 주주가 된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대한생명의 지분 51%를 확보하게 돼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졌으며 풋/콜옵션 행사를 둘러싼 한화그룹과 오릭스측의 국제 분쟁도 사실상 해결됐다.

㈜한화와 한화건설 등 오릭스의 대한생명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그룹 6개 계열사는 4일 각 사별로 이사회를 개최하고 한화건설이 오릭스 지분 1억2천만주(17%)를 주당 5천430원에 전량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한화그룹이 밝혔다.

인수금액은 약 6천554억원이며 한화건설은 오릭스와의 계약을 통해 오는 9월 28일 오릭스 지분 전량을 인수할 예정이다.

오릭스는 2002년 12월 한화측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주당 2천275원에 인수한 대한생명 지분을 2배가 넘는 가격에 다시 매각함으로써 5년여만에 3천700억여원의 차익을 남기게 됐다.

한화건설은 기존 대한생명 보유지분 6.6%에 17%를 추가하게 돼 총 23.6%를 보유하게 된다.

이밖에 ㈜한화가 26.3%, 한화석유화학이 1%, 한화종합화학이 0.06%, 한화증권이 0.04%의 대한생명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화건설 이외에 오릭스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던 나머지 계열사들은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한화건설이 지분을 전량 인수할 수 있도록 이사회 결의를 통해 옵션 행사를 포기했다.

오릭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한화그룹은 5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존 대한생명 지분 34%에 17%를 추가하게 되면서 51%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가 된다.

또 한화그룹이 향후 예금보험공사와의 국제중재 완료 후 예보 지분 16%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지분은 67%에 이르게 돼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 진다고 그룹 관계자는 밝혔다.

오릭스와 한화그룹은 풋/콜옵션 행사 이후 국제상사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했으나 중재 과정에서 인수 가격 합의에 이르렀으며 이에 따라 오릭스가 제기한 국제 중재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 곧 종료하게 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계열사 가운데 대한생명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던 ㈜한화가 추가로 오릭스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보유 계열사 지분이 총자산의 50%를 초과하게 돼 공정거래법 규정에 따라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오릭스 지분 매입주체로 한화건설이 나서게 돼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최소한 당분간은 수그러들 전망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건설이 오릭스 지분을 매입하게 된 것은 계열사별 자금사정 등을 검토한 끝에 내려진 결정이며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는 관계가 없다"면서 "현 단계에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준비중인 부분은 없으며 이를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