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부회장과 IFA 경쟁사 점검..동유럽行

이건희 삼성 회장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글로벌 행보가 모처럼 외부에 노출됐다.

이 전무는 1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전자전시회인 독일 베를린 IFA 현장을 찾아 경쟁사 제품 동향을 점검하고 삼성전자 부스도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도시바 부스에 들러 LCD 모니터를 둘러본 뒤 파나소닉으로 자리를 옮겨 100Hz LCD TV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특히 샤프 전시장에서는 108인치 LCD TV에서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고, 2㎝ 두께의 LCD패널에 대해서는 "정말 얇은데 이걸 어떻게 만들었습니까"라고 동행한 직원에게 묻는 등 호기심을 보였다.

그는 필립스 전시장을 거쳐 소니 부스로 이동, 이 회사 노트북 'VAIO'를 둘러보고 소니 노트북과 캠코더 제품을 점검했다.

이 전무는 이들 업체 전시부스를 들를 때마다 제품 설명 팜플렛을 모두 수집했다.

이 전무는 이어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 20명과 함께 LG전자 부스로 이동, 김종은 LG전자 유럽사장의 안내를 받아 제품을 살펴봤다.

그는 LG 측에 카(car) 오디오 제품에 대한 설명을 요청해 듣기도 하고, 홈오디오 제품을 둘러본 뒤에는 LG 직원에게 "참 잘 만들었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하면서 판매가격을 묻기도 했다.

그는 '어떤 제품에 관심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카 오디오ㆍ비디오에 관심이 있다"면서 "우리회사가 만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LG의 카 오디오ㆍ비디오 제품을 비롯해 AV업체들이 자동차와 함께 전시한 카 오디오ㆍ비디오 제품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앞서 이 전무는 삼성 부스를 찾아 이탈리아 가구와 디지털TV를 접목한 전시공간 의자에 앉아 대형 LCD TV를 시청한 뒤 듀오 HD플레이어, 블루레이 일체형 홈씨어터를 볼 때에는 각각 판매가격과 출시시기를 스태프에게 확인하는 한편 홈씨어터 영화감상 '체험'을 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또한 MP3 'T10'을 작동하면서 성능을 점검하고, 'DVB-H' 휴대폰과 실버톤의 슬림폰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시연해 보기도 했다.

그는 이날 관람을 마치고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로 공장을 둘러보기 위해 현지로 이동했다.

프랑스에서 유럽지역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현지를 찾은 윤 부회장도 박종우 사장과 이 전무 등 주요 인사들과 함께 도시바, 필립스, 파나소닉, 샤프, 소니 등의 부스에서 각 업체 최고위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평판TV, LCD패널, MP3, 디지털카메라 등 여러 제품들에 주의깊은 눈길을 보냈다.

윤 부회장은 '글로벌 M&A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는 기자들의 말에 "왜 (남들이) 다른 회사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만 반응하고, 다른 회사들이 삼성 디자인을 따라온다는 평가에는 "우리가 한발 더 앞서 나가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관람소감 질문에 "다들 잘 해놨네요"라는 답변을 내놓으면서도 "새로운 게 없다.

100달러, 200달러 비싸더라도 디자인 하고 감성이 맞으면 산다"며 IFA 전시동향과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 대해 일갈했다.

내년 CES에선 '새로운 것'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두고 보자"며 말을 아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