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월부터 경유에 붙이는 세금을 다시 인상하는 방안을 1일 확정, 발표함으로써 2005년부터 단행해온 2차 에너지 세제 개편을 마무리했다.

'에너지 세제 개편'이라는 거창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국 경유 관련 세금을 높이는 게 골자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다시 60달러대 중반을 오르내리고 하반기에는 70달러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만연한 상태에서 또다시 이뤄지는 세금 인상으로 경유 사용자들의 부담이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 2년새 상대가격 15% 포인트 올라

2005년 2차 에너지 세제 개편 이전 휘발유의 경유, 액화석유가스(LPG)의 상대 가격은 100대 70대 53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경유에 붙이는 교통세와 주행세, 교육세 등 세금을 올려 가격비를 대폭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유 승용차를 허용한 이상 환경오염 방지 등을 위해 세금 인상을 통한 가격 메커니즘을 활용하겠다는 게 주된 명분이었다.

이에 따라 이 해 7월 유류세 인상이 단행되면서 휘발유 대비 경유의 상대가격은 75로 올랐고 2006년에는 80으로 조정됐다.

이 비율이 오는 7월부터는 다시 85로 뛰어 오른다.

휘발유 대비 상대가격이 2년 새 15%포인트나 뛰어오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가격일 뿐, 지난 수년간 고유가와 세금인상으로 경유 사용자의 실제 부담은 더욱 큰 게 현실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주유소들의 월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경유가 1차 인상 직전인 2005년 6월 ℓ당 1천35원이었지만 올해 4월 1천215.32원으로 17.4% 상승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 값은 7.3% 올랐다.

경유 가격은 오는 7월 2차 조정이 단행되면 다시 ℓ당 35원의 인상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까지 시장에서 더 오르는 원유나 경유 품 가격의 반영분은 제외한 게 그렇다.

세금과 무관하게 기름값이 올라 원래 목표했던 상대가격을 넘어서는 문제는 정부도 어느 정도 대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검토하는 방법은 첫 번째로 6개월 단위로 소비자 가격을 조사해 100대 85인 휘발유 대비 경유 가격비율이 상하 5% 범위를 벗어나 움직이면 가격을 조정하거나 소비자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상대적 비중을 고정시키는 방법이다.

현재 휘발유 대 경유의 세금비중이 100대 71 인데 가격 변동과 무관하게 이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김교식 재정경제부 재산소비세국장은 "두 가지 중 어느 방법을 할지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기름세금 너무 많다" vs "유류세 인하 검토 없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고공행진에 고유가 뿐 아니라 높은 세금이 한 몫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대한석유협회 등 업계에서도 "경유세가 다시 오를 경우 소형 트럭을 사용하는 영세 사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인상은 예정대로 시행되게 됐다.

정부는 계속되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류세 인하 문제에서는 요지부동이다.

김석동 재경부 1차관은 "최근의 유가 상승은 국제유가의 상승에 따른 것으로 상승폭이 외국에 비해 높지 않고 유류 세금비중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중간 정도"라며 유류세 인하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마디로 "비싸야 덜 쓰게 된다"는 논리인 셈이다.

하지만 정부의 논리에 타당성이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박재완 의원(한나라당)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 등으로 거둬들인 유류세(석유수입 부과금.관세 포함) 총액이 25조9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0년에 비해 불과 6년 만에 무려 51.5% 증가한 것으로, 2006년 정부의 일반회계예산이 144조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유류세금의 증가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자동차의 보편화로 인해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유류 하나에 지나치게 많은 세금이 붙어있으며 그 증가 속도도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이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가 경유 가격 조정의 명분 중 하나로 경유 승용차 허용에 따른 환경문제를 들었지만 경유 승용차의 매연 배출은 기술 발전에 힘입어 크게 줄었고 정작 경유차 가운데 매연 배출량이 큰 버스나 화물차 등에는 경유가격 인상만큼 보조금이 지급되는 점도 논리적 허점이다.

정부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요인을 막는다는 이유로 버스, 택시, 화물차에 대해 경유세율 인상분만큼 연간 1천8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고 기존 유류세 인상분에 대해서도 유가보조금 지급기준을 올려 3천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형태의 한국의 유류세금 체계에 대해 한국을 방문한 끌로드 망딜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에너지 세금이 가격을 왜곡해서는 안되며 모든 에너지 제품에 세금은 일관성 있게 매겨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의 에너지 세제에 일관성이 결여된 부분도 다소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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