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효과" vs "中企 쏠림 현상에 따른 부작용"

올 1.4분기를 기점으로 주요 시중은행들의 연체율이 오름세로 전환됐다.

특히 최근 급증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중기대출에서 활로를 뚫으면서 쏠림현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연체율(옛 연체율 산정 기준 적용)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말 0.76%에서 올 1분기 1.03%로 다시 1%선으로 후퇴했다.

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이 연체율을 1% 아래에서 관리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는 어느 은행에도 밀리지 않는 하나은행이 뒤처지는 이변을 연출했다.

하나은행의 1분기 연체율 상승폭은 0.27%포인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0.01%포인트와 큰 차이를 보였다.

기업대출은 0.87%에서 1.18%로, 가계대출도 0.57%에서 0.76%로 악화됐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총 자산은 20% 가량 늘리는 등 외형확대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기업은행[024110]의 기업 부문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말 0.51%에서 0.89%로 0.38%포인트 급등했다.

가계대출연체율도 0.18%에서 0.29%로 0.11%포인트 올라갔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총자산을 약 20% 늘린 바 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 역시 최근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을 결코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며 "순이자마진(NIM)과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을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발언했었다.

지난해 대출을 크게 확대하지 않은 은행들의 경우 연체율 상승폭도 상대적으로 작았다.

국민은행[060000]의 1분기 연체율은 0.95%로 직전분기인 2006년 12월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0.98%에서 0.06%포인트 오른 1.04%, 가계자금 연체율도 0.92%에서 0.95%로 상승했다.

대기업대출과 신용카드 연체율은 내림세였다.

신한은행은 전체 연체율이 0.65%에서 0.70%로 다소 악화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98%에서 1.07%로 올라 부문별 연체율 중 유일하게 1% 선을 넘었다.

우리은행의 연체율도 0.96%에서 0.97%로 소폭 올랐다.

지난해 대출증가율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은 상대적으로 연체율 관리를 잘했던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은 "은행들이 지난해말과 올초에 중소기업대출로 다소 쏠리는 경향이 있어 우려된다"며 "현재 위험 수위에 올랐다고 볼 수는 없지만 꾸준히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1분기가 되면 각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아직은 연체율이 통제범위 안에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월1일부터 연체율 산정 기준을 변경했다.

신 기준을 이용하면 대다수 은행들의 연체율은 옛 기준에 따라 나온 수치보다 낮게 산출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