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최모씨는 최근 푸조의 컨버터블 차량 206CC를 구입했다.

타고 다니던 차가 잔고장을 자주 일으켜 새 차를 사려 했던 그는 처음에는 현대자동차의 싼타페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206CC가 싼타페보다 200만원밖에 비싸지 않다는 것을 안 그는 고민 끝에 '비슷한 값이면 수입차'라는 결론을 내리고 206CC를 선택했다.

2000만~3000만원대의 수입차가 늘어나면서 최씨처럼 국산차와 비교해 200만~300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는 '수입차 프리미엄'으로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가격만 놓고 볼 때 국산차와 '맞짱'을 뜰 수 있는 수입차가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그러나 수입차가 관세(8%) 장벽을 뚫고 한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얘기는 또 다른 논란거리일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차와 동급의 국산차를 비교해 봤다.

◆지프 컴패스-현대 싼타페(MLX 고급형)

6월이 되면 최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소비자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지프 컴패스를 2990만원에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존 지프 차량과 달리 도심 주행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지프 컴패스는 국내 SUV의 절대 강자 싼타페와 일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배기량과 구동 방식이 비슷한 현대차 싼타페 MLX 고급형 4륜 구동의 가격은 3133만원.지프 컴패스가 오히려 143만원 싸다.

같은 모델의 2륜 구동형(2853만원)과 비교해도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배기량은 지프 컴패스가 2359cc인 반면 싼타페는 2188cc.최고 출력도 지프 컴패스가 172마력으로 싼타페의 158마력보다 높다.

싼타페가 5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하고 있는 것에 비해 지프 컴패스에는 6단 무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다만 연비는 디젤엔진을 쓰는 싼타페가 ℓ당 12.3km로 ℓ당 10.5km(유럽 기준)인 지프 컴패스보다 좋다.


◆혼다 시빅 2.0-현대 쏘나타(F24S)

시빅 2.0의 가격은 2990만원,쏘나타는 2876만원이다.

배기량은 시빅 2.0이 1998cc에 최고 출력은 155마력,쏘나타는 배기량 2359cc에 최고 출력 164마력으로 쏘나타가 앞선다.

최대 토크도 쏘나타가 22.7kg·m로 시빅 2.0의 19.7kg·m보다 높다.

전반적인 주행 성능과 승차감에서는 쏘나타가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쏘나타 F24S는 야간 눈부심을 막아주는 전자식 룸미러와 전동시트 등 시빅 2.0에는 없는 편의장치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누적 판매대수가 1700만대에 이르는 시빅의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우선 SF영화 속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미래 지향적인 내외관 디자인이 디지털 세대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

쏘나타에는 선택 사양인 전동식 자동 선루프를 비롯해 열선 내장 프런트 시트와 패들시프트 등 다양한 고급 사양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시빅 2.0은 낮은 배기량에 비해 순간 가속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연비도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ℓ당 11.5km로 10.8km인 쏘나타보다 경제적이다.

차량 길이는 쏘나타보다 260mm 짧지만 실내공간을 나타내는 휠베이스를 비교해 보면 불과 30m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올뉴 볼보 S80-현대 에쿠스(VS450 프리미어)

올뉴 볼보 S80은 수입 대형 세단 중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된 차량으로 꼽힌다.

올뉴 볼보 S80과 비교할 수 있는 국산차는 현대차의 에쿠스 VS450 프리미어.

배기량은 S80이 4414cc,에쿠스가 4498cc로 서로 비슷하다.

ℓ당 연비도 S80이 7.3km,에쿠스가 6.8km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엔진 성능은 최고 출력 315마력,최대 토크 44.9kg·m인 S80이 270마력,38kg·m인 에쿠스에 앞선다.

가격은 에쿠스가 7696만원으로 올뉴 S80(8600만원)보다 904만원 싸다.

에쿠스의 길이가 5120mm로 올뉴 S80보다 270mm가량 긴 것도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부분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