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 원본이 이르면 다음 주에 국회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0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모든 것이 변경될 수 있다는 조건 하에서 다음 주에라도 협상문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정부가 FTA에 찬성하는 의원에게만 보여주고 반대하는 의원에게는 왜 협상 원문을 공개하지 않느냐'는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의 질의에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그것은 정말 정부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한 총리는 "협정문은 최종 자구 수정 과정에서 워딩(Wording·협상 문구)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국회가 인정한다면 다음 주에라도 국회 한·미 FTA 특위에 서류를 갖다 놓고 (의원들이) 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과의 조문 정리 및 법률 검토 작업이 끝나는 5월 말에나 협정문을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한 총리가 다음 주 공개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정부는 최종 확정되기 전인 상태의 협정문을 국회 한·미 FTA 특위 비공개 자료열람실에 비치해 의원들이 볼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료열람실에는 특위 위원 및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 등 54명의 의원이 드나들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종 확정되기 전인 협정문이라도 국회의원에 한해 비공개를 조건으로 열람토록 하는 것은 반드시 미국과 합의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도 그런 식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일반 공개의 경우 미국과 협정문 조문 정리 작업이 끝난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농업 분야 피해 대책과 관련,"2004년 수립된 119조원 투·융자계획을 올해 예산 확정 때 전면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한나라당 김영덕 의원의 질의에 대해 "119조원 투·융자계획은 어차피 3년마다 조정하도록 돼 있는데 때마침 올해가 재조정 시기"라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농업 피해 규모와 관련,"애초 관세 철폐 유예기간을 10년 정도로 봤을 때 피해 규모를 8조9000억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훨씬 긴 15~20년의 유예기간을 받은 만큼 피해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며 "자세한 숫자는 4월 말까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한·미 FTA가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동균/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