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로 출범 50주년을 맞는 유럽연합(EU)이 유럽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기관인 해리스 인터랙티브와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EU 가입 뒤 생활수준이 나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25%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오히려 악화됐다는 응답자는 4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5개국과 미국에 사는 16세 이상 주민 67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EU가 유럽 27개국을 아우르는 연합체로 커졌지만 유럽인,특히 유럽 내 강대국으로 통하는 나라의 주민들은 삶의 질이 나빠졌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유럽인들이 EU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EU의 미래에 대해서도 비관론이 확산되는 징조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러나 자기 나라가 EU에서 탈퇴하면 생활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22%에 그친 반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본 응답자는 40%에 달해 현 체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바라지는 않음을 시사했다.

또 EU의 금융,무역 관련 규제수준을 미국과 일치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선호한다'는 응답이 53%를 차지,시장의 글로벌화에 대한 지지도가 유럽에서도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EU가 마련 중인 EU 헌법에 대해서는 자국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35%로,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사람(27%)과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또 EU 차원의 군 창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 응답자는 38%,부정적인 사람은 39%였다.

EU가 앞으로 어떤 분야 일에 주력해야 하는지를 복수로 고르라는 질문에는 환경 문제(72%)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다음으로 에너지 문제(69%),범죄 예방(67%),안보(64%) 등이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한편 EU와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단일 시장'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은 31%를 차지했으며 '관료주의'(20%),'민주주의'(9%) 등이 뒤를 이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