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쏠리고 있는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여부에 대해 3명의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일어나겠지만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고이데 고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일 엔화가치 급등세가 진정돼 급격한 청산 움직임은 일단 수그러들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엔화가치가 현재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늦은 속도로 청산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엔캐리트레이드는 정의에 따라 자금 규모가 수십조 엔에서 100조엔까지 차이가 크다"며 "헤지펀드뿐만 아니라 뮤추얼펀드 투자까지 포함하면 향후 청산 시기를 점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데이비드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같은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엔캐리트레이드를 했던 사람들은 그동안 환율변화 위험을 과소평가했다"며 "최근 엔화 강세로 위험이 가시화되자 엔캐리트레이드를 청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위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은 엔화가치를 가능하면 낮은 상태에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우보 사장은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를 들어 아직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이 지난달 금리를 연 0.25%에서 0.5%로 올렸지만 미국(연 5.25%)과는 여전히 금리차가 크다"며 "다만 미국의 향후 금리조정 여부를 결정할 미국경기 움직임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우보 사장은 "미국은 경기가 호전되지 않아 금리를 올리기보다 오히려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엔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것으로 최근 글로벌증시가 불안해지면서 그간 엔캐리로 수익을 챙긴 헤지펀드들이 부분적으로 청산에 나서고 있다. 엔캐리 청산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뉴질랜드다. 뉴질랜드의 정책금리는 연 7.25%로 선진국에서 가장 높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들이 엔화를 빌려 뉴질랜드 채권을 대거 매입했다. 최근 이 채권을 내다팔면서 뉴질랜드 달러(키위)가 급락했다. 뉴질랜드 달러 가치는 6일 뉴질랜드 달러당 67.5 미국 센트. 지난주 초보다 5%나 떨어진 것. 일부에선 엔캐리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뉴질랜드가 금융위기를 맞을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유입됐던 엔캐리 자금은 뉴질랜드 자산 가격을 지난 5년간 배로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