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개월 만에 참석한 분위기를 반영해 그 어느 때보다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주요 그룹 회장들 역시 경영현안에 대한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

이날 만찬을 주재한 이건희 회장은 병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프랑스산 최고급 와인을 대접해 화제를 모았다.

1982년산 '샤토라투르'로 시중에서 200만~300만원을 호가하는 와인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디지털카메라도 한 대씩 선물했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우리홈쇼핑 경영권과 관련,2대주주인 태광산업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 대해 "태광산업과 협상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현재 우리홈쇼핑의 경영권을 가지고 있지만 태광산업이 비협조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경영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 부회장은 또 다음 달 인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예정이며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은 유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지난 24일 밤 타결된 한·프랑스 항공회담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파리 입성에는 성공했지만 복수취항 시점과 취항편수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당장 주 4회 들어가야 할 파리를 내년 3월에 그것도 주 3회 들어가도록 항공협정을 맺는 사례가 세계 어디에 있느냐"고 흥분했다.

그는 하지만 베트남 사업이 어떠냐는 질문엔 "하노이 신도시 등 베트남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이날 ㈜코오롱이 코오롱유화의 주식 230만주를 공개 매수키로 한 것과 관련,"양사가 '윈윈'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투자와 연구개발(R&D)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차기 전경련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조석래 효성 회장은 이날 회의장에 들어설 때도 내내 침묵을 지키다가 자신의 추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잘하고 있는데 뭘…"이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