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 가서 상관들과 논의하고 검토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었고,진전이 있었다."(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서로 움직인다는 분위기가 있다."(김종훈 한국 수석대표)

양측 수석대표의 말처럼 19일 끝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은 타결 가능성을 한층 높인 협상이라는 평가다.

공산품과 환경 등에서 합의를 도출해냈고 핵심 쟁점에 관한 논의도 일부 진전됐다.

그러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자동차 의약품 무역구제(반덤핑) 등 핵심 쟁점은 아직 '가정'을 전제로 한 논의 단계로 '빅딜'은 이뤄지지 않았다.

농업이나 섬유 분야는 고위급 논의를 시작할 만큼 진도를 나가지도 못했다.

○핵심 쟁점 타결 발판 마련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교착상태 타개를 위해 실무 협상에선 '주고 받기'가 가능한 현안만 타결짓고 골치아픈 핵심 현안이 걸린 자동차 의약품 무역구제 분과는 수석대표 간 회담으로 풀어가기로 했다.

이 작전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상품(공산품)에선 미국은 자동차·부품 등 53개,한국은 정밀화학품 등 83개를 뺀 7000~8000여개에 이르는 모든 공산품의 관세를 최대 10년 이내에 없애기로 했다.

이혜민 한·미 FTA 기획단장은 "이는 우리가 다른 나라와 맺은 FTA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서비스 환경 서비스 총칙 등 분야에서도 작은 쟁점은 대부분 합의,'가지치기'를 완료했다.

양국은 또 수석대표 간 조율 등을 통해 핵심 쟁점에서 타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한국은 미국이 요구해온 자동차 세제 개선안,약가적정화방안 개선안 등을 제시했으며 미국도 무역구제 추가 개선,쌀의 FTA 제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위급 막후 접촉 본격화

그러나 핵심 쟁점 조율은 이제 시작이다.

김 대표는 "양쪽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찾아보기 위해 여러 상황들을 가정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차이를 좁히기 위해 각자 돌아가서 (윗선과)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틀러 대표도 "지금부터 7차 협상까지 실무선과 수석대표급,그 이상의 고위급 차원에서 계속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1~2주 내 통상장관급 회담을 가진 뒤 다음 달 7차 협상에서 최종 '패키지 협상안'을 만들어 일괄 타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패키지'란 양국이 끝까지 맞선 핵심 쟁점을 연계해 이익의 균형을 맞춘 '빅딜' 안이다.

미국측이 "FTA 타결에 필수"라고 강조하는 쇠고기 문제도 워싱턴에서 이태식 미국 대사가 '비프벨트(쇠고기 생산지대)' 출신 의원들과 접촉하는 등 논의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8차 협상도 고려

양측은 3월에 8차 협상을 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농산물과 섬유 등 진도가 늦은 핵심 쟁점들은 8차 협상이나 별도의 고위급 협상을 통한 추가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4월1일까지는 무조건 협상을 끝내야 한다.

그때까지 미 협상단이 의회에 합의된 협정문을 내지 못하면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

'무역촉진권(TPA)이 만료될 경우도 협상은 가능하다'는 게 양국 협상단의 공식 입장이지만 시한을 앞두고도 진전이 없었던 협상이 모멘텀을 잃은 상황에서 타결될 가능성은 미미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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