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 대신 이젠 '아이팟 지수'

각국의 통화 가치와 물가 수준을 가늠하는 대중적 잣대로 쓰여온 '빅맥지수'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아이팟(iPod)지수' 시대가 올 전망이다.

호주의 커먼웰스뱅크는 애플이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 가격을 근거로 한 '콤섹 아이팟지수'(CommSec iPod Index)를 개발했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아이팟지수는 2GB 용량의 아이팟 나노 모델이 전 세계 26개국에 팔리는 가격(2007년 1월 기준)을 미국 달러로 환산,비교해 발표됐다.

아이팟지수에 따르면 아이팟 가격은 브라질에서 327.71달러로 가장 비쌌고 캐나다가 144.20달러로 가장 쌌다.

이 모델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중국은 179.84달러로 15위,한국은 176.17달러로 16위를 기록했다.

미국 내 가격은 149.00달러로 일본 홍콩 캐나다 등 3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쌌다.

지수 개발을 주도한 커먼웰스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레이그 제임스는 "달러 기준 아이팟 가격이 특정국에서 미국보다 비싸다면 특정 국가의 돈이 고평가돼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아이팟 가격이 같아지는 방향으로 환율이 움직인다면 고평가된 화폐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는 "빅맥은 각국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특정 국가의 세금 운송비 노동법규 무역장벽 등에 따라 빅맥지수가 많이 왜곡될 수 있지만 아이팟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이런 오차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맥지수와 아이팟지수=1986년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개발한 빅맥지수는 각국의 맥도날드에서 팔리는 빅맥 햄버거 가격을 분기별로 비교해 한 국가의 통화가치와 물가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돼 왔다.

빅맥이 특정국에서 미국보다 싸다면 그 나라의 통화는 저평가된 것이고 균형 시정을 위해 앞으로 오르게 된다는 식이다.

'아이팟지수'는 햄버거 못지않게 세계적으로 대중화되고 있는 첨단 제품인 아이팟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이지만 같은 상품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똑같아야 한다는 '일물일가의 법칙'과 환율은 각국의 구매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구매력 평가설'을 기본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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