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들의 주가 프리미엄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회계기준을 강화한 사베인스-옥슬리법 등 각종 규제가 늘어남에 따라 미국 증시에 입성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뛰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는 것이다.

미 자본시장규제위원회(CCMR)는 루이지 징걸스 시카고대 비즈니스스쿨 교수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인용,30일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보도했다.

징걸스 교수는 자국 증시와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는 외국 기업과 자국 증시에서만 거래되는 비슷한 규모 기업의 주가를 비교해 프리미엄을 계산했다.

양 주식의 장부가 대비 시장가격 비율을 차감한 것을 %포인트로 나타낸 것이다.

결과를 보면 동시 상장돼 있는 주식이 1997~2001년엔 51%포인트의 프리미엄을 누렸으나 이후 2005년까지는 31%포인트로 줄었다.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 학장 겸 자본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에 대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데 드는 비용이 높아진 때문"이라며 "오래도록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징걸스 교수는 "사베인스-옥슬리법 등 미국의 규제 환경이 까다로워지면서 일본 홍콩 영국 등 좋은 기업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나라 기업들의 주가 프리미엄이 특히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 상장에 따른 이익은 크지 않은데 비용은 너무나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탈리아 터키 등 기업지배구조가 잘 정착되지 않은 나라의 기업들은 프리미엄이 별로 하락하지 않았다.

징걸스 교수의 연구 결과는 미국 증시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과 아시아 증시에 뒤지게 되면 미국의 일자리 수와 기업 이익이 타격을 받고 미국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이 높아져 결국 활발한 투자와 경제 성장이 가로막힌다는 논리를 강화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