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요? 사업하느라 주식이나 부동산에 한눈 팔 겨를이 없습니다." 연예기획사 스탐의 박상용 사장(38)은 주목받는 젊은 사업가다.

그가 키워낸 청소년 가수 윤하가 일본 오리콘 차트(일본의 가요 순위)를 강타하며 '제2의 보아'로 떠오른 데 이어 이달 초 막을 내린 MBC 청춘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에 출연한 신인 탤런트 윤지후도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큰 돈은 아니지만 꽤 벌었다.

박 사장은 "이 바닥에선 '(소속 연예인이) 3연타석 홈런을 치면 (연예기획사는) 평생 먹고 산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지금 (홈런까지는 아니지만) 무사 1,2루 상황"이라며 "앞으로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미디어 그룹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 사장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 것은 4년 전.MBC와 KBS에서 모두 8년간 예능 담당 PD를 거치며 경험을 쌓은 그가 사업을 하겠다며 방송사를 그만뒀을 때 주위에서 "바보 아니야"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뭣하러 '갑'에서 '을'이 되려고 하느냐"는 것.박 사장은 그러나 "어릴 때부터 음악사업을 하는 게 꿈이었고 예능 PD가 된 것도 이쪽에서 경험과 인맥을 쌓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더 늦기 전에 인생에 승부를 걸고 싶었다"고 말했다.

생각과 달리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사업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며칠 밤을 잠 한숨 제대로 못잔 적도 많았다.

'신출내기' 연예 기획사에 대한 텃새도 적지 않았다.

박 사장은 3년 전부터 생명보험에 월 300만~400만원가량을 붓고 있다.

일에 치여 자산운용에 공을 들이지 못했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너무 힘들어서) 이러다 정말 죽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험에 가입했다.

"아내와 두 아이(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과 6살짜리 딸)를 위해 무엇인가 대비해 둬야 겠다"고 생각한 것.

소속 연예인이 뜨면서 요즘에야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시간이 나면 골프를 치러 야외로 나가기도 한다.

올여름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사 차량과 신용카드를 소유한 VIP 회원을 대상으로 내놓은 '한강 요트 패키지'를 이용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박 사장은 "연예기획사 일은 무엇보다 창의성이 필요하다"며 "필요할 땐 24시간도 부족하게 일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머리를 비워둬야 한다"고 말했다.

술은 체질적으로 안받아 술마시며 하는 비즈니스는 포기한다는 그는 "샐러리맨 시절에 비해 100배쯤 힘들고 1000배쯤 재밌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