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가 미국 GM(제너럴 모터스)의 '글로벌 경차' 생산을 위한 플랫폼(자동차의 뼈대) 개발 및 디자인 전담 기지로 선정됐다.

GM대우는 이미 지난해 GM의 소형차 개발본부로 지정된 만큼 GM 산하 완성차 업체들은 앞으로 GM대우가 개발한 소형차와 경차 플랫폼을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11일 부평공장 홍보관에서 GM대우 출범 4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GM대우가 GM의 글로벌 경차 프로젝트를 위한 아키텍처(플랫폼) 개발본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GM대우 글로벌 경차 개발팀이 세계 시장에서 GM 브랜드로 판매될 새로운 경차 개발에 착수했다"며 "이르면 2년,늦어도 5년 내에는 GM대우 공장에서 새로운 글로벌 경차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GM대우 글로벌 경차 생산에는 자체 예산뿐 아니라 GM 본사의 직접 투자도 이뤄진다.

GM대우는 자사가 개발한 글로벌 경차를 GM 산하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하게 될 경우 GM의 경차가 세계 경차 시장의 10%인 40만대까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차 시장은 총 400만대 규모로 GM대우를 비롯한 GM 계열사 차량이 5%(20만대)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말디 사장은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업체들이 소형차와 경차 등 연료 효율이 높은 차량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GM대우뿐 아니라 GM 역시 경차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GM대우는 GM의 소형차와 경차 개발본부로 지정됐지만 한국 시장을 위해 대형차 등 다양한 제품 구성을 갖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GM대우는 현재 GM의 호주 계열사인 홀덴사와 함께 대형 차 스테이츠맨의 후속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GM대우는 또 기아차를 제치고 현대차에 이어 한국 내수 시장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리말디 사장은 "현재 3위인 국내 판매 순위를 2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임기 중 첫 번째 목표"라며 "앞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순위에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경쟁사 차량과의 비교 시승 행사 및 중고차 보상 할부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리말디 사장은 현행 800cc인 경차의 배기량 기준이 2008년부터 1000cc까지로 확대됨에 따라 기아차의 1000cc급 승용차인 모닝에 맞서 마티즈(800cc)의 1000cc급 모델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토스카와 라세티 디젤 모델을 개발하고 2인승 스포츠 카 G2X 로드스터 등을 시판하는 등 제품 구성을 확대,올해 150만대의 판매 목표를 달성하고 내년에는 판매량을 180만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리말디 사장은 최근 북한의 핵 실험과 관련,"기업 활동에 있어 불확실성이 빨리 제거되기를 바란다"면서도 "한국에서 GM이 계획하고 있는 투자는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말디 사장은 GM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사장으로 승진한 닉 라일리 전임 사장의 후임으로 지난 8월 부임했다.

부평=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