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SK그룹은 내수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그룹이었다.

그러나 그룹의 두 성장 축이 내수시장에서 포화상태를 이룸에 따라 성장의 한계를 맞이했다.

이런 한계상황을 조기에 파악하고 국내에서의 성공경험을 창조적으로 해외시장에 접목하면서 정체됐던 경영환경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SK그룹의 최근 노력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특히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중국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전략과,희소성으로 인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는 천연자원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투자확대는 SK그룹의 기업가치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SK㈜는 과거부터 해외 자원개발에 노력한 결과,현재 14개국 24개 광구에서 4억2000만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매장량은 국내 연평균 소비량의 50% 수준에 이른다.

SK㈜는 해외자원개발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614억원의 매출에 10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무려 65.7%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내수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것이다.

SK텔레콤은 중국 제2의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의 협력을 통한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10억달러(960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앞으로 3300만명이 넘는 차이나유니콤의 CDMA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중국 비즈니스를 시험해 볼 수 있게 됐다.

또 우선적으로 휴대폰 구입·개발,마케팅,무선인터넷 부가서비스,네트워크,인프라,소프트웨어 등 6개 분야에서 차이나유니콤과 포괄적으로 협력키로 했다.

특히 얼마 전에는 해외 통신서비스 업체로서는 최초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중국의 3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인 TD-SCDMA기술 협력에 합의하고 'TD-SCDMA 프로젝트 협력'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SK텔레콤 역시 내수 외의 시장 확보에 발판을 갖췄다.

이동통신사업은 어느 나라나 전형적인 내수 산업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인구가 휴대폰을 갖게 되면 사업자간에 이전투구식 '제로섬' 환경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SK텔레콤의 경우 한 달에 550만명의 이동통신 신규가입자가 있는 중국 진출과 HSDPA 등 신서비스 개시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보강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또한 유가 전망에 대해 대체적인 견해는 어느 정도 하락은 있을지라도 기조적으로 이제 고유가 시대에 진입한 것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과거 오일쇼크 시기보다 브릭스(BRICs)라는 새로운 수요처가 나타난 데 비해 공급은 유한하고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전개발 사업은 21세기 최대의 성장 산업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SK의 다양한 해외 유전 투자는 경제적 가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한한 자원의 희소성은 보다 의미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의 이동통신 산업이나 해외유전 개발사업 모두 높은 성장성과 함께 많은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내부적으로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할 만한 경영역량을 갖추는 것이 해외사업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