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자사주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공식화함에 따라 에쓰오일 자사주 확보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관심을 표명하는 정도에 머물렀던 대림산업 STX 삼천리 등 중견그룹들도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측과 이미 협상을 벌여오다 가격과 경영권 행사 등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지지부진한 롯데그룹의 대응도 관심거리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직접 나서 에쓰오일 자사주 인수작업을 챙길 정도로 적극적이다.

고유가 '파고'를 공격적으로 넘겠다는 포석에서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이 연간 2700만배럴의 항공유와 1886만배럴의 선박용 벙커C유를 사용하는 운송기업으로서 유가 및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의 경우 전체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연료비 비중은 약 25%.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27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연간 7억달러의 연료비를 지출하는 한진해운도 비상경영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고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에쓰오일은 연간 2950만배럴의 항공유와 벙커C유 300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에쓰오일은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로부터 원유를 공급받고 있어 한진이 에쓰오일 지분 일부를 사들일 경우 고유가가 심화되더라도 유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지난 7월 말 홍콩에서 열린 에쓰오일 자사주 매각 설명회에는 한진을 비롯 롯데 대림산업 삼천리 STX 등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포스코와 석유화학 계열사를 보유한 한화 등도 인수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정태웅·류시훈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