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에서 열린 전군표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전 후보자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따뜻한 세정'의 의미를 놓고 여야 의원들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참여정부의 '분배 우선 코드'에 야합한 것이라고 집요하게 물고늘어졌고 여당 의원들은 국세행정의 유연성을 강조한 것을 야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반박했다.

외환은행 매각으로 4조원 이상의 차익을 거둔 론스타펀드와 현대·삼성 등 국내 대기업 오너들에 대한 증여세 과세문제도 주요 관심사였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전 후보자는 고소득자로부터 세금을 많이 거둬 저소득자에게 나눠주는 '세금의 분배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국세청장으로서의 자격이 의심스러운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이한구 의원도 "국세청장은 엄정하고 묵묵하게 세법을 집행하면 되는 것"이라며 "권력과 코드를 따라가고 심지어 소외계층에 나눠주기 위해 세금을 왕창 거두겠다고 하는 것은 국세청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따뜻한 세정을 펼치겠다는 생각은 현 시점에서 매우 적절한 인식"이라며 "세무조사 비율을 낮추고,조사방법을 간접조사 방식으로 바꾸며,'세무조사'라는 단어도 좀 더 부드러운 표현으로 바꾸는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매각차익,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글로비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 후보자는 론스타 펀드 과세와 관련,"외국계 투기펀드나 외국기업에 대한 과세는 논리와 증거를 갖고 벌이는 전쟁"이라며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여러 과세방법을 검토하고 있고 추징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글로비스와 관련해서는 "재벌의 변칙상속·증여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과세하려 하고 있지만 조세법률주의를 벗어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