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세계 시장에 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발사후인 5일 유가와 금값이 뛰고 뉴욕증시가 떨어졌으며 6일 일본 증시도 이틀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증시가 하루만에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미사일 후폭풍'은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 증시는 하락,미.유럽은 반등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일(5일) 0.73% 떨어지며 비교적 선방했지만 6일에는 1.30% 하락,오히려 낙폭이 더 커졌다.

이날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안 심리가 가중됐다.

5일 미국 증시는 다우지수가 0.68%,나스닥지수가 1.69% 하락했다. 뉴욕 증시 부진은 미사일 발사의 영향도 있었지만 5월 제조업 지수가 당초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게 직접적인 요인이었다.

전문가들은 미사일 후폭풍을 무시할 수 없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즈호증권의 시마즈 히로키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이 매일 미사일을 쏘아 올리지 않는 한 이번 발사가 증시에 큰 충격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FG자산운용 제이미 콜맨 펀드매니저도 "투자자들은 (북한 미사일보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분석을 반영하듯 6일(현지시간) 유럽 증시는 일제히 비교적 큰폭(0.7~1%)으로 반등했다. 독일 노르드인베스트의 펀드매니저인 보리스 보헴은 "유럽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럽에 이어 열린 뉴욕 증시도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소폭의 상승으로 출반한 뒤 견조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업 지수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추정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은 미사일보다는 금리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유가도 진정 기미

국제 유가는 9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1.26달러 오른 배럴당 75.19달러에 마감됐다.

장중에는 한때 75.40달러까지 치솟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아시아 지역의 석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유가를 끌어 올렸다.

휴가철(드라이빙 시즌)을 앞둔 가운데 미국의 휘발유 수급 불안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BP캐피털의 분 픽켄스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유가가 올해 말까지 배럴당 8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WTI 가격이 6일 장초반에 배럴당 75달러 선 아래로 다시 내려가 급등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금과 은,안전자산으로 부각

북한 미사일 발사로 안전자산인 금과 은의 가격은 최근 한 달 사이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5일 NYMEX에서 금 8월물 가격은 2.2%(13.7달러) 오른 온스당 629.70달러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는 지난 6월8일 이후 가장 높은 632.50달러까지 뛰었다.

은 9월물도 4.5% 급등한 온스당 11.415달러를 기록했고 9월물 구리 선물가격은 4.9% 급등했다.

마켓워치는 이와 관련,"투자자들이 북한의 호전적 태도를 우려하고 있다"며 "미사일 위기가 사라질 때까지 귀금속 가격이 요동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